[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보석비빔밥’은 임성한 작가의 작품답게 뭔가 특이한 점이 있다.우선 출연 배우들과 이들이 연기하는 극중 인물의 일면을 봐도 그렇다. ‘임성한 사단 배우’로 여겨지는 한혜숙을 비롯해 한진희 김영옥 정혜선 등 관록의 연기력을 과시하는 중견배우들과 전작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태곤이 각각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새롭게 투입된 소이현과 고은미는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으로서 임성한 작가의 낙점에 고마워하며 자신의 연기력을 120% 발휘하고 있다. 또 네 자매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외국인 또한 눈길을 끈다.이보다 기존의 드라마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어른들에게 문제점이 많다는 것. 대부분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부모들은 철없는 자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자식 잘 되는 것 보자고 무조건적인 헌신을 한다. 하지만 ‘보석비빔밥’에서는 어른이 사고를 치고, 자식들이 수습한다.한혜숙이 연기하는 피혜자는 그 중 최고다. 자식 넷을 기르면서 아름다움을 잃었다고 푸념하지만 네 남매 몰래 가슴 성형 불법 시술을 하다가 부작용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하고, 여기에 600만 원이나 되는 실제 성형 수술까지 감행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자식 탓만 한다.똑부러지는 성격에 현명한 큰 딸은 철없는 엄마의 행동에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고, 입에서 쌍소리까지 끊이지 않는 엄마는 사사건건 큰 딸과 시비가 붙으면서도 철없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극중 사돈이자 친구인 김영옥과 정혜선의 주책도 가관이다. 남매 집에 세 들어온 외국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정혜선이나 김치며 밑반찬을 바리바리 싸 오는 김영옥이나 누가 뭐라 할 입장이 아니다.하지만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두 노인의 한없는 다툼은 다양한 이야기 가운데 가장 큰 재미를 부여하는 요소. 한 바탕 크게 다투다 분이 안 풀린 정혜선은 김영옥의 치마를 다짜고짜 벗겨 버린다. 누가 보면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겠지만 그다지 미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등장인물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맛깔스런 연기 때문. 가족드라마의 전형에서 과감히 벗어난 ‘보석비빔밥’은 아직 방송 초반이어서 높은 시청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뭔가 달라도 다른 드라마로 여겨지기 때문에 향후 인기는 ‘모 아니면 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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