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운찬 때리기 본격…논문 이중게재 의혹 나와

민주당이 21일과 22일로 예정된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운찬 때리기'에 나섰다. 든든한 아군으로 생각해왔던 정 내정자가 청와대의 2기 개각의 상징이 된 만큼 결별수순 밟기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내정자에 대한 민주당의 선긋기는 당내 사정과도 무관치 않다. 당 일각에선 "정세균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표출되는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당을 단합해야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이는 지난 7월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어 중도 사퇴하면서 누렸던 당 지지층의 결집 효과를 재연하자는 것이다.박지원 정책위의장이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이 민주당과 인사청문회에 거는 기대가 높다. 제2의 천성관을 탄생시키는 결의가 필요하다"고 의원들을 독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여기에 인사청문회에서의 정면승부만이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ㆍ친서민 '프레임'에 갇힌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이에 따라 민주당은 정 내정자와 친분 관계가 두터운 의원들을 인사청문위원에서 배제하는 대신 정보력을 인정받은 의원과 질의 응답 과정에서 틈새 공략에 탁월한 이른바 '저격수'를 전면 배치하기로 했다.세종시 문제를 이슈로 만들 충청도 출신 1명도 배치할 예정이다.민주당은 현재 당내 모든 채널을 가동해 정 내정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몇몇 군데에서 정 내정자에 대한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어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이러한 가운데 정 내정자의 논문 이중게재 의혹이 불거져 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2000년 학술지 '경제학 연구'에 다른 대학 교수 3명과 함께 '우리나라 은행 산업의 효율성: 푸리에 플랙시블 비용 함수의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정 내정자는 1년 뒤 제목과 내용이 거의 같은 영어 논문을 영자 학술지인 '한국경제저널(The Journal of Korean Economy)'에 실어 논문 이중게재 의혹을 받고 있다. 정 내정자 측은 "영문 학술지의 요청에 따라 게재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당시 관행이었던 점을 강조했다.그러나 의욕이 앞서면서 사실과 다른 '헛방'도 나와 한나라당의 반격의 빌미를 주기도 했다. 박지원 의장은 "(정 내정자가) 20년간 논문 한편 쓰지 않은 공부 안한 학자"라고 폭로했지만, 정 내정자는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8편의 논문과 13권의 책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박 의장 측은 "국회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정 내정자의 논문을 검색한 결과를 갖고 얘기한 것"이라며 실수를 인정했다.이에 대해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 내정자를 상대로 도를 넘는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이 총리 내정자에 대해 한 때 보였던 그 애정공세는 스토커 수준의 왜곡된 행각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한편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는 9일 오전 세종시 건설현장을 방문해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정 내정자의 '세종시 수정추진' 발언으로 어수선한 충청 민심을 다잡고 청문회까지 이슈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김달중 기자 d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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