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인파가 서울광장을 메운 가운데 먼 옛날을 회상하는 표정으로 천막 아래에 앉은 한 사람이 있었다. 1992년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경호를 맡았던 이정민(67)씨. 이씨가 눈에 띈 건 21일 오후부터 배포되기 시작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기를 열심히 읽는 모습 때문이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 "예전 선거때도 김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느냐"란 질문에 잠시 말을 멈추더니 "내가 1992년 대선때 김대중 후보자의 경호를 맡았다"며 운을 떼었다. 여주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그는 본인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등학교 후배이자 김 대통령의 동생인 김대현씨와 군대에서 만난 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언론에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지만, 제가 아는 김대중 대통령은 한없이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분"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 전 대통령은 한없이 크고 넓은 분"이라며 "당시 김 전 대통령의 가족과도 친구처럼, 가족처럼, 때론 인생의 선·후배처럼 지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을 만난 건 지난 5월이 마지막"이라면서 "함께 경상도와 해남 지역을 돌며 선거 유세를 하던 그때가 그립다"며 아련한 표정으로 말을 맺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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