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집행부 임단협 뒷전 밥그릇 싸움에 조합원 불만 고조"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기아자동차 노조 임단협 투쟁이 노노갈등으로 점철되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임금 인상 등 명분을 앞세웠던 파업 논리가 시간이 흐를수록 노조 차기 집행부 장악을 위한 '밥그릇 싸움'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희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달 임금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는 조합원들은 지회 계파간 헤게모니 싸움으로 인한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극렬 반발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차 노조가 한차례의 전면파업을 포함 6차례의 파업을 단행한 가운데 잔업, 특근 수당을 포함한 통상임금이 40%나 줄었다. 그러나 최근 신차의 국내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잔업, 특근 횟수가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파업에 따른 조합원의 실질 임금 감소는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광주공장 모 관계자는 "주간 근무체제 도입이라는 지상 과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얄팍해진 월급도 감내했지만, 최근 지회 집행부간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조합원 전체가 볼모가 된 듯 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상당수 조합원들이 파업 돌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가 조합원의 게시물을 차단하는 조치에 대해서도 반감이 커지고 있다. 기아차지부는 10개가 넘는 지회간 흑색선전 등 혼선을 초래하는 비방 메시지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소신있는 입장 전달 창구를 막는 것은 비합리적인 처사라는 지적이다. 금속노조 게시판 '기아XX' 아이디를 쓰는 모 조합원은 "현 집행부는 대내외 투쟁 논리가 부족한 상황인데다 내부결속력 다지기에도 실패한 모습"이라며 "차라리 차기 지부(지회)에 임단협 교섭권을 넘기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9일 이후 3개월째 부분파업을 진행중인 기아차는 지난 18일 현재 누적 생산차질액이 5500억원(3만1000여대)이 발생한 상태이며, 이달말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손실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아차는 파업으로 인한 경영악화 및 회사와 제품 이미지 훼손 등의 책임을 물어 조남일 광주공장장과 유원홍 서비스사업부장, 정청열 소하지원실장 등 3명의 사표를 수리했다.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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