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9월까지 인터넷 사기 집중 단속가정주부 이정민(40·광주 서구 치평동)씨는 최근 '메신저 피싱'으로 수백만원을 날린 뒤 컴퓨터에서 메신저 프로그램을 아예 삭제해버렸다.이씨는 지난달 모 메신저에 접속했다가 '급전이 필요하다'는 친구의 메시지를 받고 알려준 계좌번호로 2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해당 친구와 통화를 하던 중 "돈을 빌렸다니 무슨 소리냐"는 친구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자신이 메신저 피싱에 속은 것을 알았다.반면 대학생 김은석(21)씨는 메신저 피싱범에게 거의 낚일(?)뻔한 순간 또 다른 친구가 보낸 메시지 한통 덕에 극적으로 위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그 메신저 피싱범이 김씨뿐 아니라 김씨가 일촌을 맺고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5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던 것.이처럼 최근 들어 타인의 온라인 메신저 계정을 도용해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인 척 접근,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9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초부터 7월말까지 메신저 피싱 피해 신고가 43건 접수됐다. 이 중 4월부터 피해신고가 조금씩 늘기 시작해 휴가철을 맞은 7월에 전체 신고건수의 절반이 넘는 25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메신저 피싱 피해가 급증한 것은 사람들이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연락이 안 되거나 급하게 돈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메신저 피싱범들이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분석했다.또 금액이 적어 신고를 하지 않은 사례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메신저 피싱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경찰은 여름 휴가철과 추석(10월3일)을 맞아 '메신저 피싱' 등 각종 인터넷 사기범들이 더욱 활개 칠 것으로 예상, 8~9월에 집중단속을 펼칠 예정이다.또 대표적인 메신저인 네이트온과 MSN 운영업체는 돈이나 계좌번호 같은 금융거래 관련 단어가 대화창에 입력되면 바로 메신저피싱 경고 문구를 표출하고 관련 사이버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경찰과 협력해 피해를 막기 위한 여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메신저 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돈을 송금하기 전 반드시 상대방과 전화통화를 해봐야 한다"며 "만약 돈을 송금했다면 해당 금융기관에 신속하게 '지급정지 요청'을 해 돈 인출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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