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요즘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촬영장 현지 올 로케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영화 ‘해운대’가 작품 특성상 해운대를 비롯해 부산 등지에서 촬영한 것처럼 국내 영화 대부분은 촬영 장소를 한 군데 정하면 가급적 그 안에서 모든 촬영을 소화한다. 부산은 특히 영화 제작과 관련해 장소와 장비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곳이기도 하다.이런 제작 형태가 드라마에서도 드물지 않게 보이고 있다.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하 친구)과 SBS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 도다’ 등이 일례다.‘부산의 대표 감독’으로 일컬어지는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친구’는 부산 일대가 모두 촬영지로 사용될 만큼 다양한 현지 모습을 담았다. 70~80년대의 부산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미술에 각별한 신경을 쓴 ‘친구’는 수시로 세트를 지었다 부수기를 반복했고, 주인공들의 학창시절 장면을 위해서는 부산에 있는 폐교를 빌려 촬영장으로 활용했다.
드라마 최고의 드림팀이라 불리는 최완규 작가와 유철용 PD의 ‘태양을 삼켜라’는 전 스태프와 출연진이 현재도 제주도에 머물며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해외 로케이션을 마친 뒤 방송에 들어간 이 팀은 제주도 안의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니며 특유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았다.‘태양을 삼켜라’는 관광 산업의 침체로 허덕이고 있는 제주도를 살리기 위한 취지와 맞물려 기획된 드라마이기 때문에 내용의 대부분이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집중하고 있는 곳은 서귀포. 제주도 내에서도 더욱 특별한 풍광을 지닌 서귀포를 배경으로 천혜의 자연을 소개하거나 리조트 사업을 진행하는 내용을 가미해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내달부터 방송될 ‘탐나는 도다’ 역시 제목에서부터 제주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탐나 자체가 제주를 뜻할 뿐 아니라 동양에 대한 관심이 많은 벽안의 서양인이 제주에서 표류하는 내용을 담기 때문에 주요 배경이 제주도일 수밖에 없다.이미 제주에서 70% 이상의 촬영을 마친 ‘탐나는 도다’는 조선시대 제주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불량해녀 장버진 역의 서우, 뼛속까지 양반인 귀양선비 박규 역의 임주환, 금발에 푸른 눈 영국인 사나이 윌리엄 역의 황찬빈(본명 피에르 데포르트) 등이 주연을 맡았다. 이 외에 해녀만 해도 버진의 엄마이자 막강 해녀부대 리더 최잠녀 역의 김미경, 버진의 라이벌인 최고 해녀 한끝분 역의 정주리 등이 출연, 개성 만전의 연기를 펼친다.
이 드라마들의 현지 로케이션은 일부 장면을 위해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기존의 로케이션과 차원이 다르다. 초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화려한 해외 로케이션을 강행하는 경우와 달리 이들은 현지에 사무실까지 차려 놓고 모든 기획과 준비, 촬영 지원까지 일사불란하게 진행한다.곽경택 감독은 드라마 ‘친구’를 기획하는 단계서부터 부산에 사무실을 마련했고, 출연진과 스태프들의 숙소까지 완벽하게 갖춰놓고 촬영을 진행했다. ‘태양을 삼켜라’의 제작사인 뉴포트픽쳐스 강철화 대표와 유철용 PD를 비롯한 제작진 역시 제주도에 아예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제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작품의 성격 때문에 시작된 현지 올 로케이션이 제작의 용이성과 작품의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정착될지 지켜볼 일이다.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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