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통한 단기 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기업어음(CP)이나 단기차용증(IOU) 발행을 지원하는 FRB의 단기 대출 규모는 최고치에서 30% 가량 줄어든 상태로 나타났다. 증권업체와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3월 베어스턴스 사태가 발생했을 즈음 생긴 FRB 대출 프로그램을 지난 10주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각국 중앙은행들이 FRB로부터 빌려간 달러는 최고에 달했던 5830억달러에서 약 20%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MKM 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는 매우 공격적인 유동성 지원정책을 펼쳐 금융업체들의 연쇄파산을 막았다”며 “이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FRB의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지난 15일을 기준으로 대출과 주식으로만 이루어지는 FRB의 재정규모는 2조600억달러로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가을 2조3000억달러에 비해 줄었지만 한 주 전 1조9800억달러에 비해서는 증가했다. 이는 그만큼 대출규모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재정규모가 올해 말 최고로 늘어난 뒤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기로 FRB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을 비롯해 금융업체 자금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CP 매입에 나섰을때는 전체시장의 20%에 달하는 3500억달러 규모의 CP를 보유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주 현재 CP 보유는 1110억달러에 불과하다. 바클레이스의 크리스 코네타 CP 거래부문 담당자는 “지난해 가을 신용경색에 시달리던 금융업체들에 FRB의 단기 대출 프로그램은 장기대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유용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위기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려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 또 가계의 대출 신청이 줄어들고 은행들은 대출 규정 강화에 나서면서 전체 대출활동은 내년까지 정체된 상태로 남아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민간대출시장은 지난해 동기의 절반수준이어서 소비자 금융 회복을 위한 FRB의 지원이 아직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금융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계획된 FRB의 기간자산담보부증권대출(TALF) 규모는 지난 주 301억달러로 한 주 전 249억달러에 비해 증가했다. 한편 FRB는 총 1조75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와 모기지증권, 패니메와 프레디맥이 발행하는 채권 등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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