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골프전문기자
미셸 위(왼쪽)와 신지애.
'골프신동' 미셸 위(20ㆍ한국명 위성미)와 신지애(21ㆍ미래에셋). 올 시즌 공식적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입성하는 순간부터 이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빅스타들이다. 하지만 두 선수가 보여준 행보는 예상대로 판이하게 다르다. 신지애는 루키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신인왕은 물론 상금여왕 등극까지 노리고 있지만 미셸 위는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뜬 구름'이다. 미셸 위는 과연 '천재골퍼'일까. ▲ 화려한 아마추어시절의 '오해(?)'= 미셸 위는 2003년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 출전해 '성(性) 대결'을 벌이는 '프론티어 정신'까지 보여줬다. 비록 컷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300야드에 육박하는 엄청난 장타를 날리는 소녀에게 전세계가 매료됐다. 미셸 위는 '골프신동'으로 떠올랐고, 가는 곳마다 이목이 집중됐다. 2005년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과 SBS오픈,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프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때문에 전세계 기업들이 미셸 위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됐다. 신지애는 반면 중학교 시절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미셸 위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던 바로 그 해다. 아버지를 포함해 네 식구가 월세 15만원짜리 집에 살았다. 신지애는 어린 두 동생이 있었기에 '어머니' 역할까지 떠맡는 등 미셸 위의 탄탄대로와는 거리가 멀었다. 신지애는 그러나 꿋꿋했다. 2005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신지애는 송암배와 한국주니어선수권 등을 차례로 제패하더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에서는 아마추어신분으로 '프로 언니'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우승컵을 안았다. 미셸 위가 '성(性) 대결'을 통해 몸값을 올리는데 주력했다면 신지애는 아마추어시절부터 이미 우승 기량을 입증한 셈이다. ▲ 프로전향 후 드러나는 '진실'= 미셸 위는 2005년 10월 프로 전향과 동시에 나이키, 소니와 연간 1000만달러에 달하는 후원계약을 맺었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남자대회에 출전해 '성(性) 대결'을 통해 화제를 양상하며 '이름값'을 키웠던 덕이었다. 미셀 위는 이후에도 끊임없이 '무모한 도전'을 거듭하다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자 결국은 '성(性) 대결'을 중단했다.미셸 위는 여자무대 프로 데뷔전이었던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는 아예 '충격의 실격'을 당했다. 2006년에는 그나마 선전을 펼쳤지만 2007년부터는 한 차례도 '톱 10'에 진입하지 못하는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할수없이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올해 LPGA투어에 합류한 미셸 위는 SBS오픈 준우승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우승컵은 수확하지 못했다. 다시 신지애를 보자. 신지애는 2006년 프로 전향 후 3년간 KLPGA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지존'으로 군림했다. 지난해에는 비회원 신분으로 LPGA투어에서 3승이나 거뒀다.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과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등 대회의 질적인 면에서도 월등하다. 미처 적응을 못한 올 시즌에도 일단 2승을 추가했다. 신인왕은 물론 올해의 선수, 상금왕까지 싹쓸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굳이 신지애와의 비교가 아니더라도 최근 제이파오웬스코닝클래식에서 우승한 이은정(21)과 김인경(21ㆍ하나금융), 박인비(21ㆍSK텔레콤) 등 '박세리키즈'들이 모두 챔프군단에 합류했다. 미셸 위와 같은 나이대의 선수들이 대부분 수면 위로 떠올라 LPGA를 호령하고 있다. 미셸 위가 언제까지나 잠재력 타령만 할 수는 없는 처지란 이야기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