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여파로 실적이 악화한 세계 3위 반도체 업체 엘피다 메모리가 일본 정부와 민간은행, 대만에서 총 1600억엔(약 2조12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30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경제산업상은 내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엘피다에 300억엔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엘피다는 일본 기업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으로 기록된다.
엘피다는 일본의 유일한 D램 반도체 업체로 세계적 경제 위기 여파로 실적이 악화, 공적자금을 활용해 자본을 확충하는 이른바 개정 산업활력재생법 적용을 신청했다.
일본 정부는 엘피다가 오는 8월 발행하는 300억엔 규모의 우선주를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통해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니카이 경제산업상은 "엘피다는 PC 등에 없어서는 안되는 반도체인 D램을 생산하는 일본 유일의 기업이며 그 공급 확보는 국민의 생활 및 경제활동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니카이 경산상은 "정부도 중대한 책임을 통감, (엘피다의) 재건이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4분기마다 경영상황을 보고시켜 자구계획 이행 상황을 주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엘피다는 오는 7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3년간의 자구계획을 제출, 정부로부터 이를 인정받은 셈이다. 엘피다의 자구안에 따르면 회생하는데 드는 자금은 총 1600억엔. 이 자금은 정부투자은행의 출자 300억엔 및 융자 100억엔과 함께 4개 주요은행 등 민간금융기관의 협조융자 1000억엔, 대만 정부가 출자해 설립한 대만메모리(TMC) 출자 200억엔으로 충당한다. TMC는 엘피다가 올해 안에 발행 예정인 200억엔 상당의 주식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피다는 TMC와의 관계를 강화해 일본과 대만의 범용D램의 과잉공급을 해소하는 한편, 고급D램에 대해서는 히로시마 현 공장의 월 생산 웨이퍼 처리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엘피다는 이를 통해 반도체칩 생산량을 늘려 제조원가를 2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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