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벗는 것도 아닌데…

스웨덴 말뫼의 여성들이 실내 수영장에서 토플리스로 수영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했다. 스웨덴에서 발간되는 영자신문 '더 로컬'은 24일(현지시간) 말뫼의 스포츠·레크리에이션 위원회가 이날 "여성들은 수영복 톱 피스를 걸쳐야 한다"는 조항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격론 끝에 "수영장 입장객 모두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는 표현으로 합의했다. 여성들이 굳이 가슴을 가려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벵트 포르슈베르크 위원장은 "여성의 경우 실내 수영장에서 톱 피스를 안 걸쳐도 상관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몇 위원이 톱 피스 착용을 강제하자고 제안했지만 살찐 남자의 축 처진 가슴은 안 가려도 되고 여자의 가슴만 가리라는 게 말이나 되느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사회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별 문제도 아닌데 여성 단체 '바라 브뢰스트'(벗은 가슴이라는 뜻)가 쟁점화했다"고 투덜거렸다. 바라 브뢰스트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2007년 후반이다. 당시 웁살라의 한 실내 수영장에서 토플리스 차림으로 수영하던 두 여성이 안전요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안전요원은 두 여성에게 톱 피스를 걸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요원의 지시를 거부한 두 여성은 수영장 밖으로 아예 쫓겨났다. 두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인 라뉴힐트 카를손(22)은 당시 "이런 식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다"며 "남성은 톱 피스를 안 걸쳐도 되지만 여성은 반드시 걸쳐야 한다는 게 무슨 논리인가"라고 발끈한 바 있다. 이를 성차별로 간주한 여성들이 모여 만든 단체가 바라 브뢰스트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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