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신업계 상생은 백일몽인가

지난 1일 '통합KT' 출범이후 와 이라는 양대 통신사간 전쟁이 불꽃을 튀길 정도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6월을 전후해 양사가 각종 유무선 결합상품을 선보이며 가벼운 접근전을 치른 이후 17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월드IT쇼에서도 '국내 지존 통신업체' 자리를 높고 내심 자존심 경쟁이 뜨겁다.   양사가 서로 필살기를 내보이며 업계 장악을 위해 나서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최근 광고전을 둘러싼 깎아내리기 경쟁은 도를 넘어선 것 같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KT의 TV광고가 부당광고에 해당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KT를 제소했다. SK텔레콤이 문제삼은 KT광고는 파리 크기의 사람이 신문을 보고 있는 남자 주위를 부산스럽게 날아다니며 결합상품에 관해 설명하려고 애를 쓰다가 신문지로 두들겨 맞는 내용이다.   SK텔레콤측은 파리가 설명하는 '가입 연수에 따라 할인폭이 다른 상품'이 바로 자사 상품을 의미한다면서 KT광고가 경쟁사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등 부당광고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폈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에는 LG텔레콤 광고가 부당광고에 해당된다면서 LG텔레콤을 공정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하지만 피소당한 KT와 LG텔레콤측은 SK텔레콤의 전형적인 경쟁사 '흠집내기'라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양사는 "SK텔레콤이 경쟁사업자의 광고 내용을 자의적으로 확대ㆍ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SK텔레콤의 공정위 제소가 노이즈 마케팅효과를 발휘, 오히려 광고 노출이 상승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KT는 SK텔레콤이 광고를 문제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쿡 브랜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빨간 지붕의 하얀 집을 깨부수는 SK텔레콤의 '백윤식 가족밴드' 광고와 SK텔링크의 '김남주 00700' 광고를 통해 SK텔레콤이 먼저 KT를 우롱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 일단 공정위 제소가 이뤄진 만큼 공정위의 심사와 판정 결과에 따라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KT SKT 양사는 국내 대표 통신업체답게 상대방 흠집내기가 아니라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로 소비자로부터 평가받겠다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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