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철의 클럽가이드] '관성모멘트'의 허구

최근 대부분의 클럽메이커들은 관성모멘트(MO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의 모든 광고에서 자신들의 제품이 최고의 관성모멘트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MOI는 물리학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이론이니 일반골퍼들이 정확히 이해한다는 건 무리다. 쉽게 설명하자면 '헤드가 뒤에서 쳐주는 힘' 정도다. 이 수치가 높으면 비거리가 더 늘어난다. 물론 미국골프협회(UGGA)는 MOI에 대해서도 최대치(5900) 규정을 두고 제한하고 있다. MOI를 높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헤드를 무겁게 하고 샤프트를 길게 하면 된다. 스케이트를 타고 코너를 돌 때 체중이 무거운 사람이 밖으로 나가려는 힘을 더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골프채의 경우에는 무작정 MOI를 높이는 것보다 골퍼가 최적의 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모든 요소를 조화롭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광고에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 신기하다. 생산업체들은 MOI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도 정작 비거리가 어느 정도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전문가 입장에서 그 속내를 솔직히 전하자면 MOI가 비거리 증대에 영향을 주는 건 당연하지만 클럽의 절대적인 요소라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사실 마케팅적인 요소가 더 크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런 예는 공인과 비공인 등 헤드의 반발계수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요즈음 골프매장에 가보면 간혹 거리가 더 나는 비공인 제품을 찾는 골퍼들이 있다. 일부 업체들은 아예 대놓고 자신들의 드라이버는 비공인이라 떠들썩하게 외친다. 필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드라이버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는 믿음이 가는 디자인과 자신에게 맞는 스윙웨이트, 총무게, 길이, 그립사이즈 정도면 충분하다. 나머지 요소들은 별 효과가 없을지도 모른다. MOI나 헤드반발력이 거리에 미치는 영향은 기껏해야 5야드 미만일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스윙이다. 스윙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수십 야드의 차이가 생긴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왜 그 쉬운 치료제를 놔두고 더 어려운 처방을 구하려 할까.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다. 골프채로만 해결하려면 답이 없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교정해보자. 그러면 분명 나아진다. 그게 정답이다. 클리브랜드골프 대표 dons@clevelandgolf.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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