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쌓아두는 은행들, M&A 대비하나

BIS비율 역대최고치 불구 추가 자본확충 나서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사상최고치로 올라섰다. 기업구조조정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손실흡수가 필요하지만, 은행실적의 흑자기조가 뚜렷한 만큼 은행들의 자본건전성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가 됐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따라 BIS비율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향후 금융산업 재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ㆍ기업ㆍ수출입은행ㆍ농협ㆍ수협 등 특수은행 5곳을 제외한 일반은행 13곳의 3월말 기준 평균 BIS비율은 작년말보다 0.68%포인트 상승한 13.40%를 기록했다. 이는 금감원 통계상 역대 최고치다. 같은기간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비율도 0.71%포인트 오른 9.72%로 집계됐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4대은행들의 평균 BIS비율은 13.52%로 일반은행 평균보다 더 높았다. 신한은행은 작년말보다 1.02%포인트 상승한 14.46%를 기록, 15%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0.05%포인트, 1.20%포인트 오른 13.56%, 12.88%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0.02%포인트 하락한 13.16%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13%대를 유지했다. 은행들의 모회사인 지주회사의 BIS비율도 지속적인 상승추세다. 작년말 10~11% 사이였던 KB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4대 은행지주회사의 BIS비율은 3월말에는 약속이라도 한듯 일제히 11%대 중반을 기록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BIS비율이 금감원 권고치인 10%(Tier1비율 7%)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자본확충은 계속되고 있다. 신한지주가 지난 3월 1조3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고, KB지주도 유상증자를 검토중이다. 국민ㆍ신한ㆍSC제일은행 등도 1분기 이후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BIS비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추가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하반기 이후 M&A를 대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인 기업구조조정시 BIS비율 하락을 방지하는 측면이 있지만 최근 자본확충 움직임은 M&A를 염두에 둔 사전 준비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M&A를 통한 은행권 개편 가능성은 최근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다양한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금융위원회가 6월 국회에 제출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합작도 다각화될 전망이다. 외환은행과 금호생명 등 공식적인 매물도 적지 않다. 은행지주회사 관계자는 "은행들의 최근 자본확충 목적은 경기회복 이후 매물이 나올 경우 M&A에 나서기 위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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