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개인용 컴퓨터(PC)에 포르노 사이트 등 음란물 접근을 차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방침은 음란물 차단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워 실제로는 정권을 위협하는 불온 사이트를 막겠다는 인터넷 통제의 뜻을 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해외 PC제조업체들이 해당 소프트웨어 설치를 거부할 경우 중국내 판매가 봉쇄돼 영업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9일 상하이데일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진후이(金惠)가 음란한 언어나 사진 등을 인식해 차단하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의 장천민(張臣民) 대표는 "많은 10대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많이 접하고 있으며 서로 사이트 주소를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는 키워드만 바꾸면 음란 사이트 뿐 아니라 다른 사이트 접근도 통제할 수 있도록 돼있다. 장 대표는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농구나 약물 관련 사이트를 차단하고 싶으면 해당 키워드를 바꾸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말 중국 정부와 2100만위안(약 3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유통을 맡기로 했으며 해당 소프트웨어를 1년간 PC 제조업체들에게 무상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중국에서 판매되는 PC에 이 소프트웨어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모든 PC제조업체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PC 제조업체는 이 소프트웨어를 PC 하드디스크에 미리 설치하거나 CD에 저장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유해 사이트 접근을 막아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사상통제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은 1900개가 넘는 음란 사이트를 차단하고 구글ㆍ바이두 등 검색엔진들이 음란 사이트 확산을 방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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