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기지금리 연중 최고, 2차위기 오나

미국의 모기지 금리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로 뛰면서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에 급랭기류가 예고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이 발표한 모기지 금리 보고서에 따르면 30년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지난주 4.91%에서 5.29%로 상승, 5.47%를 기록한 작년 12월 11일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15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도 지난주 4.53%에서 4.79%로 상승했다. 스트라테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도널드 리스밀러는 "매우 급격한 상승이었다"며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 소비자의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주택 가격이 한층 더 낮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비자의 비용 부담 경감으로 주택 판매가 어느 정도 호전됐지만 모기지 금리의 상승으로 최근 회복세를 보여온 주택 시장에 찬물을 붓는 격이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일 전미부동산업자협회(NAR)가 발표한 4월 미결주택판매는 7년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해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주택융자 차환이나 신규 주택 구입을 보류하는 잠정 구매자 증가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채수익률이 상승한 것도 모기지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 정부가 경기부양책 및 금융안정책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을 지속하면서 국채수익률이 상승, 이에 연동된 모기지 금리도 동반 상승한 것이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대비 17베이시스 포인트(bp, 1bp=0.01P) 오른 3.71%로 6개월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미 주간실업보험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4000건까지 감소하면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견해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95%를 나타내,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격차는 2.793P로 사상 최대폭으로 벌어졌다. 이날 금리 요동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처방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FRB는 그 동안 제로 수준의 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통한 신용경색 완화와 경기회복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미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올해 미 재정적자는 1조845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재정적자의 4배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전날,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 상승에 강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지금부터라도 재정 안정을 위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적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 국채 수익률이 계속 상승해 결과적으로 미 정부의 재정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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