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홀딩스가 2008년 3월말부터 11월까지 총 580억 싱가포르달러(399억 1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29일 싱가포르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재무장관이 밝혔다. 손실규모는 이 업체가 5년간 불린 포트폴리오 밸류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타르만 장관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테마섹의 투자 포토폴리오 규모는 1140억 싱가포르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말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 가운데 많은 양을 깎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르만 장관은 “580억 싱가포르달러의 손실 가운데 320억 싱가포르달러는 싱가포르 내 테마섹 관련 상장 10개 업체의 시장 가치가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해당업체들의 평균 주가가 41%나 떨어졌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내 테마섹이 운영하는 회사는 세계 최대 해양 석유플랜트 설비전문 케펠, 싱가포르 항공, 부동산 개발업체 캐피탈랜드. 싱가포르 텔레커뮤니케이션 등이다.
또 이번 손실액에는 메릴린치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시가평가 손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테마섹이 메릴린치 투자로 총 46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그러나 타르만 장과는 테마섹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지분 매각으로 인한 손실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타르만 장관은 “글로벌 증시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았던 이상 올해 3월에 마감된 연간 손실 규모도 별 반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테마섹은 외환보유고에 투자한 싱가포르투자공사(GIC)과 비교했을때 더 리스크가 높은 투자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테마섹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메릴린치 지분 14%를 59억 달러에 사들인 바 있으며 이 지분은 BOA의 메릴린치 인수 후 BOA 주식으로 전환됐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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