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업태 다변화·PL제품 다양화 '생존전략 전면수정'

이마트의 미래 생존 전략이 전면 수정됐다. 기존 할인점 확장 위주의 방침에서 벗어나 독일의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메트로'와 같은 회원제 도매업과 '미니 이마트' 형태의 소규모 점포 개설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같이 업태(포맷: format) 다변화와 함께 다른 할인점과의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PL:Private Label)에 대한 전략도 다양화-전문화-세분화로 정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세계PL 박람회에 앞서 가진 간담회에서 "자체 브랜드인 PB 상품 수를 무한정 늘리는 것으로는 이미 포화상태에 직면에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독일 메트로의 성공모델인 캐시앤케리(cash&carry) 형태를 도매점 형태를 도입하거나 연내에 인구 6만~7만명의 소도시에 3305.8㎡(1000평) 안팎의 소형마트를 30여개 개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본격적인 할인점 포화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최근에 대형마트의 규모 기준을 매장 크기별로 5개로 세분화했다. 부지 확보가 어렵고 지자체의 규제가 대형 할인점의 출점을 어렵게 하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슈퍼슈퍼마켓(SSM: Super Super Market)이 임차 방식의 출점이 많아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상품 재고량 등 매장 운영비가 적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회수율이 할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있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고민이 잔뜩 서려 있는 대목이다. 또다른 성장 축은 PL 제품의 다양화-전문화-세분화다.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사고 싶은 것을 사도록 해야 한다는 '소비자 중심' 전략에 따라 NB(National Brand) 상품을 시장리딩 상품, 시장 후발 및 시장 경품 등 3가지로 나눠 각각의 상황에 맞게 PL 운영 원칙을 수립했다. 한마디로 시장 리딩상품에 대해서는 자기잠식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PL 상품 개발을 철저히 제외시키고, 시장 경쟁 상품인 경우에는 PL개발을 통한 시장 경쟁력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또 시장 후발 상품의 경우 적극적인 PL 개발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같이 이마트의 PB 전략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경험, 그리고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997년부터 PB 상품을 개발, 인기상품으로 부상시켰으며, 전체 매출의 상당부문까지 확대시킴으써 경쟁력의 주요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울러 전문인력 보강 및 상품 개발로 패션상품이 할인점 주력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미국 할인점의 경우 90%가 자기들이 개발한 상품"이라며 "월마트의 경우 메이커 제품이 거의 없고 미국의 타깃, 프랑스의 까르푸도 같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PL 중소기업은 구조적으로 브랜드 파워보다는 상품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제품 기획부터 소비자 지향적 상품을 만들 수 있고, 판촉과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상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 이익 극대화 외에 상품력이 뛰어난 유망 중소기업에게 체계화된 정보와 유통망 제공 등을 통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현재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PL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키로 하고, 이를 위해 현재 16개 가공식품 PL 협력회사를 오는 2013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소비자, 제조회사, 유통회사가 모두 만족하는 새로운 형태의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 부회장은 유통업의 4개 핵심가치(CLIP)를 제시하고 "앞으로는 고객(Customer)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바꾸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한 경청(Listen)이 필요하고,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혁신(Innovation)과 파트너십(Partnership)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뒤셀도르프(독일)=송광섭 기자

산업부 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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