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폰의 힘 '고객 인사이트'

초콜릿폰, 샤인폰 등 텐밀리언셀러폰 이끌어..롤리팝과 쿠키폰 선전 기대돼

"또 하나의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 휴대폰)가 나오는 것 아냐?"   지난 4월 초 휴대폰 사업부가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해 12월 선보인 쿠키폰이 출시 5개월(2008년 11월~2009년 3월)만에 2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는 반가운 소식 때문이었다. 이같은 판매 추이라면 초콜릿폰과 샤인폰에 이어 또 하나의 텐밀리어셀러폰 탄생이 확실시된다는 희망찬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이 순간 MC사업본무 안승권 사장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쿠키폰 프로젝트'를 장본인으로서 쿠키폰의 흥행을 잠시나마 만끽하고 싶었던 것이다.   <STRONG>◆고객, 고객, 고객...안승권 사장의 철학</STRONG> LG전자 휴대폰을 글로벌 '톱3' 반열에 끌어올린 안승권 사장의 지론은 간단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고객이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낭비에 불과하다"는 '고객 중심 경영'이 바로 그것이다.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내세운 LG 쿠키폰.

LG전자는 이를 특별히 '고객 인사이트(Insight: 통찰)'로 규정해 시스템화했다. 쿠키폰의 성공 뿐만이 아니다. 앞서 출시된 프라다폰, 초콜릿, 샤인폰 등 LG전자의 무수한 히트작들은 모두 인사이트를 통해 탄생했다는 게 LG전자측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이 인사이트의 목적"라며 "기술적 트렌드를 선도하는 거시적 방향 설정부터 고객들의 사소한 요구를 반영하는 미시적 전략까지 철저하게 소비자를 지향하는 것이 인사이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휴대폰을 자주 떨어뜨린다'거나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니 볼록해져서 보기 싫다'는 등의 불만사항이 있다면 이런 정보들을 모아 '통화하는 시간보다 가지고 다니는 시간이 더 많다'는 추론을 이끌어내고, 제품 설계시 휴대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설계해나가는 방식이다.   LG전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가 실제 휴대폰을 사용할 때 어떤 기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 통화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등을 꼼꼼히 관찰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도출된 수십개의 마케팅 인사이트 가설을 컨셉으로 다듬어 최종적으로 제품화한다"고 인사이트의 운영방식을 설명했다.   <STRONG>◆ 초콜릿폰으로 슬럼프 극복</STRONG> 인사이트는 LG전자가 슬럼프를 겪을 때 이를 손쉽게 극복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지난 2006년 1분기 휴대폰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큰 충격에 휩싸인 적이 있다.

두 명의 모델이 LG전자의 초콜릿폰을 들고 초콜릿폰 광고가 게재된 잡지를 읽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1분기 휴대폰 실적 발표 결과 39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LG전자의 실적 부진을 주도하면서 휴대폰 사업을 관장해온 MC사업본부가 큰 충격에 흔들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슬럼프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인사이트를 통해 탄생한 초콜릿폰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11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초콜릿폰은 기존 휴대폰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초콜릿폰은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출시 1년 5개월 만인 2007년 4월 '1000만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인사이트의 성공 사례로 깊이 각인된 초콜릿폰은 현재까지 총 2000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히트작 반열에 등극했다. LG전자측은 "초콜릿폰의 성공 이후 인사이트를 통해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화한 '샤인폰'과 최초의 전면 터치스크린 휴대폰 '프라다폰'이 탄생했다"며 "특히 샤인폰은 2006년 10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1350만대가 팔리면서 LG전자를 휴대폰 명가(名家)로 이끌고 있다"고 귀띔했다.   <STRONG>◆ 폴더는 한물 갔다? 롤리 팝의 항변</STRONG> 인사이트의 성공작으로는 롤리팝도 빼놓을 수 없다. 롤리팝은 지난 3월말 출시해 한달 보름여만에 18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LG전자가 10대를 겨냥해 출시한 폴더형 롤리팝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루 최대 판매량도 3500여대를 넘어서면서 히트폰 대열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신형 풀터치폰이 즐비한 가운데 구형 스타일인 폴더폰으로 거둔 이례적 성과다.   롤리팝 기획팀 관계자는 "상품 기획을 위해 사전 조사를 해보니 10대 학생들은 폴더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젊은 층일수록 기술 수용도가 높아 최신 풀터치폰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지만 10대는 또래간 문자메시지 이용 빈도가 높아 터치폰보다는 오히려 폴더폰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인사이트가 롤리팝의 성공 비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on) 조사 결과에서도 미국 휴대폰 매장 직원들이 가장 추천하는 제품 1위에 오른 데 이어 미국 월마트로부터 최우수 업체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영국 최고 권위의 휴대폰 업계 시상식 '모바일 뉴스 어워드(Mobile News Award) 2009'에서는 '최고의 휴대폰 제조사'로 뽑히기도 했다. LG전자측은 "LG전자 휴대폰이 국내외에서 높이 평가받는 것은 끊임없이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며 "LG 휴대폰의 힘은 다름아닌 인사이트"라고 역설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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