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칸(프랑스)=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 '박쥐'로 4년 연속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한 송강호가 "칸에서는 '박쥐'를 예술영화가 아닌 상업영화로 본다"며 "거장감독들이 즐비한 올해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상을 받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15일 오후 5시(현지시간) 프랑스 칸 해변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에서 '박쥐'를 혹평하는 분들은 이 영화가 영화제를 위한 예술영화라는 의미로 혹평하지만 여기서는 아주 대중적인 영화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장르로 칸 경쟁부문에 오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으로 봐서 칸 관객들은 이 영화를 예술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또 "뱀파이어 장르가 친숙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드라마 구성에 대해서도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며 무슨 영화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시각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올해 칸 경쟁 라인업을 보면 '박쥐'가 경쟁부문에 포함된 것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일"이라며 "10여년 전부터 거의 매년 한국영화가 칸에 진출해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세계적인 작품들과 어깨를 겨눌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이 영화에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송강호는 또 "영화라는 예술이 획일화된다는 건 관객 입장에서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재작년에 칸 경쟁에 초청된 '밀양' 같은 영화가 있는가 하면 '박쥐' 같은 영화도 있는 것이다. 다양성을 즐기고 체험하면 여러모로 풍성해진다고 생각한다. '박쥐'를 그렇게 보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괴물'이 비공식 부문 감독주간에 초청된 데 이어 2007년 '밀양',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공식부문에 초청돼 '박쥐'로 4년 연속 칸 관객들과 만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칸 경쟁부문 레드카펫을 밟았던 그는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이 감독에 대해 "부담을 느끼실까봐 전화 한 통 못 했다"며 "심사위원이라는 특성상 현재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3일 칸에 도착한 송강호는 19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칸(프랑스)=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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