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프런티어] 3부 세계에서 뛰는 한국기업들 - ② 두산중공업
중동 플랜트 부문 세계 1위.. 입찰제의 1순위 기업 명성
앞선 기술력·걸프전때도 자리지킨 뚝심 성공가도 발판
두산중공업의 아랍에미레이트 후자이라 담수 플랜트의 야경. 두산중공업이 2001년 8억달러에 수주해 2003년 준공했으며 두바이에서 사용되는 식수 등을 생산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는 열사(熱沙)의 땅 두바이. 강수량이 워낙 적어 배수시설도, 우산 파는 곳도 없다는 '마른 땅'이지만 시내 곳곳에는 잔디밭과 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두바이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400리터 규모. 물이 부족하지 않은 선진국 수준이다. 두바이에서는 이제 누구도 마실 물과 씻을 물을 걱정하지 않는다. 이 열사의 땅에 젖줄을 댄 ''이 있기 때문이다.
◆중동서 '물 오른' 두산중공업 = 지난 3월 말 두바이에서 개최된 중동 최대 수력에너지 박람회인 외텍스(WETEX ㆍWater, Energy, Technology & Environment Exhibition) 에 참가한 두산중공업 부스에는 바이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잇딴 수주 성공 소식의 주역이자 세계 1위의 대형 담수화 설비 업체인 만큼 글로벌 플랜트 업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는다. 중동 지역에서 담수 플랜트와 관련된 발주가 있으면 두산 중공업에 가장 먼저 입찰제의가 들어올 정도다.
지난 3월 31일 중동 최대 수력에너지환경 관련 박람회 웨텍스(WETEX)에 참가한 두산중공업의 부스. 바이어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동 지역은 두산중공업과 같이 담수ㆍ플랜트 사업을 하는 기업에겐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최근 세계적인 물부족 현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이 앞다퉈 절수를 실천하고 있지만 이 곳은 사정이 다르다. 대형 담수시설이 들어오면서 이제야 비로소 물을 '물 쓰듯' 할 수 있게 됐기 때문. 비오는 날에도 스프링쿨러를 돌리며 잔디에 물을 주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이들에겐 행복이다.
두바이 현지인들에 따르면 이 곳에서 물은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부의 상징이었다. 어지간한 부잣집이 아니면 집 앞 마당에 잔디밭을 꾸미거나 나무를 심는 일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1978년 두산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파라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중동의 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두바이의 젖줄을 담당하게 된 UAE 후자이라 담수플랜트가 2003년 준공되면서 두바이 사람들은 더이상 마실 물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이를 전후로 중동 지역 담수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하면서 두산중공업은 중동지역 해수담수화 분야의 세계 1위로 우뚝 서게 됐다.
◆걸프戰에도 철수 안한 '뚝심' = 지난 1991년 중동 걸프전 당시. 중동에 진출해 있던 두산중공업이 지점을 유지하며 현지에서 철수하지 않았던 사건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당시 진행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아씨르 프로젝트 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섣불리 한국으로 돌아갔다간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온 신뢰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질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황해진 두산중공업 중아지역 본부장
황해진 두산중공업 중아지역 본부장은 "쿠웨이트와 이라크 전쟁시에도 현장 관리를 위해 철수하지 않는 등 신뢰관계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두산중공업의 기술력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뚝심'이 밑바탕 돼 담수 최대 시장인 중동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공가도를 이어가기 위해서 두산중공업은 중동 마케팅을 위해 4강(强)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바로 ▲현장 조직 강화(5개 지점) ▲담수 관련 연구ㆍ개발 강화 (워터 R&D 센터 설립) ▲마케팅 능력 강화 ▲수행능력 강화 (오퍼레이션 센터)가 그것이다.
우선 두바이, 아부다비, 리야드, 쿠웨이트, 트리폴리 등에 5개의 지점을 두고 한 지점당 3명 정도의 전문인력을 투입, 현장 조직을 강화했다. 또한 지난 2006년 두바이에 설립한 워터 R&D센터를 통해 원가 절감 등 을 비롯해 담수 관련 기술 경쟁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외텍스 참가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한 수주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마지막으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오퍼레이션 센터'를 설립, 현장수행등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오퍼레이션 센터는 현재 개발 또는 설립이 진행중인 각 현장별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나 크고 작은 법적 분쟁 등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더욱 기민하게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담수시장 '지속성장' 기대 = 세계적으로 물 절약 움직임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물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두산중공업이 주력하고 있는 담수사업의 경우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블루오션'중 하나다.
특히 기존 국가발주사업인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분야에서 점차적으로 민간자본 투자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사업수요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담수시설은 정부관할 사업이므로 통상 마찰이나 수입규제가 적어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황해진 본부장은 "중동은 향후 전력과 물의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게 될 것"이라면서 "전체적인 경제 개발 계획에 따라 연간 10∼15% 정도의 수요 증가가 예측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물 관련 전문지인 GWI에 따르면 담수시장은 2015년까지 담수EPC 사업 5.7%, 유지보수사업 8.9%의 연평균 성장율로 성장해 약 22조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까지 물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중동지역과 함께 신흥 개발국인 중국, 인도 등 세계 각 지역에서도 물 수요량이 급증하고 있어 담수설비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바이=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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