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지원, 일자리 창출, 국민경제회복에 초점…평가위원 엄선 등 조달 부조리방지도
<STRONG>[아시아초대석] '취임 100일' 권태균 조달청장■대담=왕성상 중부취재본부장</STRONG>
지난 5월 2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권태균 조달청장이 변화와 개혁을 통한 마케팅 강화, 서비스개선 등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감동으로 수익을 적극 올릴 것이다. 찾아가는 맞춤형마케팅, 서비스개선을 통한 고객만족이 요구된다. 조달업무에 자긍심을 갖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조달업무를 과소평가해 조직분위기가 가라앉고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면이 있지만 이는 잘못됐다. 국유재산·재정사업관리 등 새 업무 내실화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변화와 혁신이 절실하다.”이달 2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권태균 조달청장(54)은 시대흐름에 맞는 조직운영을 강조했다. 최근 문제가 된 평가위원 5명을 물러나게 하고 쓰지 않는 물품의 재활용시스템 마련 이 단적인 사례다. 또 철강 매점매석에 대비한 고철비축, 중소기업지원을 위한 대지급 및 선금지급, 네트워크론 대상 및 취급은행 확대, ‘나라장터’ 수출본격화 등 취임 100일 간 한 일들이 많다. 특히 불황극복에 따른 중소기업지원, 일자리창출, 국민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권 청장을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권태균 조달청장(왼쪽)이 아시아경제신문 왕성상 본부장에게 취임 100일 동안 해온 업무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1월 23일 조달청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소감은.▲정책을 입안하는 곳에서 집행하는 자리에 오니 긴박함이 느껴진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추진에 조달청 역할이 크다는 걸 실감한다. 한해 30조원을 다루는 조달청의 구매력과 8000억원의 회전자금을 활용, 경기회복과 일자리창출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달사업의 70%를 상반기에 앞당겨 집행하고 계약소요기간 단축 등 업무흐름도 개선했다.-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조달사업의 조기집행 현황은.▲공공구매력으로 경제 활성화를 지원키 올 계약목표액(29조8000억 원) 중 20조8000억 원을 6월말까지 집행한다. 국가계약법령 허용범위에서 ‘긴급’입찰공고제도를 활용하고 가격조사 및 원가검토기간도 줄여 운용 중이다. 물품구매(15~36일→13~34일), 공사계약(24~95일→12~45일), 총사업비 검토(30일→10일), 설계검토(30일→7일) 등 사례는 많다. 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의 종합쇼핑몰에서 살 수 있는 단가계약품목도 1만7133개 더했다. ‘공공기관 발주지원팀’운영(262개 기관, 299회 방문) 및 고객간담회(54회, 2016명 참석)를 통해 조달사업 발주기관과 조달업체 애로를 현장에서 풀어주고 있다. 결과 지난달 24일까지 21조7376억 원의 계약을 맺어 올 목표의 72.9%를 해냈다. -조달사업의 조기집행으로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효과는.▲계약업체에 4조원 상당의 현금공급효과가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자대금으로 약 2조 9000억 원, 공사계약 후 선금지급 약 1조10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할 때 약 2조원의 정부예산이 앞당겨 공급된 셈이다. -중소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참여 여건조성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한해 구매액(16조 원)의 약 70%(11조2000억 원)를 중소기업제품으로 사들인다. 그 중에서도 장애인단체, 보훈단체 제품과 창업·벤처기업의 우수제품을 먼저 산다. 226개 품목을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으로 지정, 중소기업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적격심사 때 중소기업에 가점(벤처기업 1.5점, 중소기업 1점)도 주고 있다. -중소 공사용자재생산업체들의 경우 건설업체 하청업자로 전락, 대금결제 등 불편을 겪어왔다. 공사용자재 분리발주와 관련해 강화된 조달청의 관리감독기능들은.▲공사용기자재를 만드는 중소업체가 건설사에 납품할 때 저가낙찰 및 하도급에 따른 무리한 저가납품이 불가피했다. 따라서 일정규모 이상(일반공사 20억 원, 전문공사 3억 원) 공사 중 중기청장이 지정한 공사용자재는 발주자가 바로 납품 받아 건설사에 주도록 하고 있다. 공사용기자재 분리발주를 실효성 있게 하기위해 공사발주단계별 분리발주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설계 때부터 기관들이 분리발주토록 국토해양부 등 각 기관에 요청했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제품을 공공기관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판로지원방안은.▲정부의 녹색성장과 기술혁신 중소기업제품의 판로지원책에 맞추되 내실위주로 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및 대기전력 저감우수제품 가점부여, 우수조달물품 지정기간 연장, 우수조달물품 생산업체 금융지원 강화 등을 통해 판로를 지원한다. 조달청·기술보증기금·기업은행의 업무협약으로 우수조달물품 생산기업에 생산자금, 기술개발자금도 지원해주고 있다. 우수조달물품전 개최, 우수조달물품지정업체 해외전시회 및 박람회 참여도 밀어준다. -중소업체 5곳 이상이 참여한 공동상표에 브랜드개발비, 홍보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기획재정부가 공동상표물품의 수의계약이 가능토록 ‘국가계약법시행령’개정을 추진 중이다. 조달청도 수의계약할 수 있는 ‘우수조달 공동상표물품’지정업무 근거를 위해 ‘조달사업법시행령’ 개정에 들어갔다. 우수조달공동상표 지정요건은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요건으론 중소기업 5곳 이상이 참여한 법인의 공동상표물품으로서 기술, 품질, 브랜드인지도, 법인의 경영체계를 종합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중소기업의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자금이다. 조달청이 대금을 곧바로 주는 ‘대지급제도’ 시행은 어떻게 되고 있나.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위해 물자대금의 대지급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6일 단가계약물품 중 수량·단가변경 및 분할납품이 잦은 레미콘, 아스콘 등의 자재에 적용한데 이어 올 4월부터는 모든 단가계약물품으로 대상을 넓혔다. 이로써 올해 대지급액수는 10조원(2008년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선금지급대상이 아닌 계약은 조달청과의 계약서만으로도 은행돈을 빌릴 수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내용인가.▲선금지급대상은 3000만 원 이상으로 계약기간이 60일이 넘는 제조분야계약이다. 여기에 해당 안 되는 계약은 조달청과의 계약서만으로 계약액의 80%까지 돈을 빌릴 수 있게 했다. 바로 네트워크론제도다. 대상을 ‘총액’기준에서 ‘모든 계약’으로 넓혔다. 취급은행도 3곳에서 13곳으로 늘렸다. 지난 3월 24일 금융결제원·시중은행들과 협약까지 맺었다. 이달 중엔 단독입찰참여가 힘든 창업·영세소기업은 관련조합을 통해 다수공급자계약에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할 예정이다.-은행대출 이외 다른 지원책도 있을 텐데.▲‘나라장터’ 종합쇼핑몰 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제품을 대상으로 한 ‘기술개발제품 전용 몰’을 내달 중 설치, 공공구매를 늘린다. 특히 중소기업 생산PC의 공공판로를 밀어주기 위해 지난 3월 공동 애프터서비스(A/S)망 운영을 위한 ‘정부조달컴퓨터서비스센터’를 세웠다. 올부터 500만 원 미만의 소액가구는 중소기업으로부터만 사고 있다. 중소기업지원제도의 적극적인 운영 결과 지난 4월 현재 5조 6721억 원(총 구매실적의 74.7%,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의 212.4%)을 중소기업으로부터 샀다.-지난달 열린 우수조달제품생산업체 중심의 ‘2009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결과는. ▲해마다 중소·벤처기업제품 중심의 ‘우수제품전시회’를 연다. 올해는 지난달 22일부터 일자리마련 중심의 ‘2009코리아 나라장터 EXPO’로 바꿔 열렸다. 녹색체험관, 바이어 20여명을 초청한 해외진출관,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관 등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268개 기업이 서류심사를 거친 1000여 우수인재에 대한 면접으로 채용을 추진 중이다. -일자리창출업체 우대정책의 주요 내용은.▲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물품구매적격심사 때 가산점을 주고 있다. 신인도 가산점을 종래 0.5~1점을 줬으나 1~2점으로 올렸다. 가점을 올림으로써 입찰가를 0.2%에서 1%까지 낮출 수 있어 신용평가등급이 낮은 업체도 높은 곳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적격심사는 낙찰하한율 이상의 최저가입찰자부터 적격심사를 하며 신용평가등급이 낮을 땐 낙찰하한율까지 값을 낮출 수 없어 적격심사(낙찰)대상이 되기 곤란해진다.-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을 바탕으로 IT(정보통신)기업의 수출지원이나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진출을 돕는 방안도 필요할 것 같다.▲‘나라장터’는 2003년 UN공공서비스상을 받은 이래 지구촌 전자조달시스템의 최고모델이다. 베트남정부는 나라장터를 바탕으로 한 전자조달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오는 9월 마무리된다. 중남미의 IT를 이끄는 코스타리카정부 또한 ‘나라장터’를 넣기로 했다. 북남미의 진출창구로 삼을 수 있다. 그곳과는 지난 3월 우리와 전자조달협력협정을 맺었다. 이달 중 ‘나라장터’ 구축업체인 삼성SDS(주)와 약 100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맺는다.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튀니지 등과도 수출이 논의 되고 있다. 조달청은 진출가능성이 높은 나라의 조달제도와 시장진출전략을 조사·분석, 기업에 알려주고 있다. 우리와 교역이 활발한 미국, 중국, EU(유럽연합), 중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한다. 정보는 웹사이트(해외조달정보센터 //www.pps. go.kr/gtom/)를 통해 제공된다. 또 UN조달관 초청설명회를 통한 컨설팅도 해준다. 내달엔 미국정부조달시장 최대 전시회인 GSA EXPO에 우수제품업체 위주의 시장개척단을 보내 GSA조달관 개별상담회, 전시업체 및 현지바이어와의 만남으로 실질적 진출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된 그린조달정책은.▲녹색기술제품을 우대해 사주고 있다. 입찰 때 적격심사가산점 부여, 우수조달물품 선정 때 우대평가,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 때 에너지절약·친환경기술제품 우대평가제를 시행 중이다. 또 공공기관납품실적이 없어도 조달시장에 들어갈 수 있게 다수공급자계약 때 적격성평가를 면제해줄 계획이다. 녹색기술제품의 공공판로 지원을 위해선 공공기관이 에너지 고효율제품 구매 때 조달수수료를 10% 깎아주고 있다. 관련법을 고쳐 공공기관이 새 물품을 넣을 때 에너지절감제품을 우선 쓰게 할 예정이다.-아무리 좋은 정책도 공정한 운영이 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조달업무 부조리방지책은.▲내부심사위원을 평가위원에서 빼고 있다. ‘나라장터’를 통한 조달업무 전자화와 업그레이드, 조달업체와의 대면접촉 차단, 계약진행정보의 실시간 공개를 들 수 있다. 복수예비가격제도 도입으로 예정가격의 사전누출도 막고 있다. 기술평가심사 때 위원별 평가점수 및 실명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기술평가업무 시작 전엔 누구도 평가위원 선정결과를 알 수 없게 기술평가위원 자동선정시스템을 마련, 올부터 운영 중이다. 조달공무원 생활수칙 제작·배포, 청탁신고센터 등 클린신고센터 운영, 금품수수자 징계양정기준도 강화했다.-조달청이 지난 1월 개청 60주년으로 환갑을 넘겼다. 업무의 추진방향은.▲중소·여성·지방기업 등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게 구매·계약제를 운용하겠다. 또 벤처기업의 우수제품 판로를 적극 지원, 미래성장기업으로 키우겠다. 원자재 수급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해 비축사업을 늘리겠다. 중소기업과 국민생활안정에 꼭 필요한 원자재비축규모를 국내 수입수요의 30일분에서 2012년까지 60일분으로 늘린다. 리튬, 마그네슘 등 미래첨단산업재료를 추가해 신성장 동력산업발전도 돕겠다.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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