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최종일 6언더파 몰아쳐 극적인 역전우승
서희경이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1번홀에서 힘찬 티 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A제공
서희경(23ㆍ하이트)이 마침내 '내셔널타이틀'을 차지했다.
서희경은 3일 경북 경주 디아너스골프장(파72ㆍ6538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태영배 제23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일 6언더파를 몰아쳐 합계 9언더파 207타로 김보경(23ㆍ던롭스릭슨ㆍ8언더파 208타)을 1타 차로 제압하고 역전우승에 성공했다. 2주 전 롯데마트여자오픈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우승이자 통산 8승째다.
서희경은 특히 우승상금 1억3000만원을 보태 상금랭킹 1위(2억2355만원)를 굳게 지키며 '상금여왕'을 향해 순항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6승을 달성하며 순식간에 '넘버 2'로 떠오른 서희경으로서는 무엇보다 이번 우승으로 신지애의 미국 무대 진출로 공석이 된 '국내 1인자'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 자랑거리가 됐다.
서희경의 이날 우승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선두에 무려 6타 차 뒤진 채 출발했지만 2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지까지 보내며 가볍게 첫 버디를 잡아낸 뒤 6~ 7번홀의 연속버디로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보미(21ㆍ하이마트)는 그동안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주고받으며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었다.
서희경의 우승스퍼트는 후반 11번홀(파5)과 16번홀(파5)의 버디로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이보미가 14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리며 1타를 잃는 등 샷이 흔들리면서 우승경쟁은 오히려 서희경과 김보경(23ㆍ던롭스릭슨)의 맞대결로 변모하고 있었다. 김보경이 15~ 16번홀의 연속버디로 공동선두로 도약했다.
'승부처'는 역시 마지막 18번홀(파4)이 됐다. 서희경은 5m 짜리 쉽지 않은 버디퍼트를 홀에 떨구며 기어코 1타 차 선두로 올라서며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서희경은 "플레이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정작 우승을 하고 나니 너무 떨린다"면서 "이번 대회내내 그린에서 고생했는데 막판에는 퍼팅이 잘 돼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 3타 차 선두를 질주했던 이보미는 김보경에 이어 3위(7언더파 209타)로 밀려났다. 김혜윤(20ㆍ하이마트)과 '노장' 김희정(38ㆍ트레비스) 등이 공동 4위(4언더파 212타)에 올랐다. 아마추어 김현수(17ㆍ부산예문여고2)는 후지모토 아사코(일본) 등과 함께 공동 7위(3언더파 213타)에 올라 '베스트 아마추어'가 됐다.
경주=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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