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연속 랠리를 중단했던 뉴욕 증시 다우지수가 지난주 다시 상승 시동을 켰다. 과열 열기를 잠시 식힌 다음 바로 오름세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예상치를 밑돈 국내총생산(GDP) 지표, 크라이슬러 파산과 돼지 인플루엔자라는 돌발 악재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이번주에도 뉴욕 증시는 4월 실업률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과 월트 디즈니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등 많은 변수들에 의해 방향성을 잃고 헤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들은 이미 증시에 어느정도 반영된 변수들이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지난주 뉴욕 증시가 보여준 탄탄한 내성이 다시 한번 힘을 발휘한다면 뉴욕 증시가 크게 되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1.7% 올랐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3%, 1.5%씩 상승했다. 잠시 주춤했던 다우지수와 S&P500 지수와 달리 나스닥 지수는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상승폭이 컸던 나스닥 지수는 이미 연고점을 경신하며 지난해 11월의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4월 한달간 나스닥 지수는 무려 12.3% 뛰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우와 S&P500 지수 역시 각각 7.3%, 9.4%씩 올랐다.
◆스트레스 테스트, 악재 될까= 미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당초 예정됐던 4일보다 3일 늦춘 오는 7일 발표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뉴욕 증시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해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둘러싼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RB가 씨티그룹에 대해 100억달러의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소 6개 은행이 추가 자본 확충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웰스파고, 피프스 서드 뱅코프 등을 언급했다. FBR캐피털 마켓츠의 폴 밀러 애널리스트는 FRB가 최대 14개 은행에 자본 확충을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BMO 캐피털 마켓츠의 마이클 그레고리 시장 애널리스트는 "FRB가 언급한 것은 모든 은행이 아니라 대부분의 은행이었다"라며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자본 확충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미디어의 보도는 다수의 은행들이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통해 자본 확충 명령을 받은 일부 은행들은 주주 가치 희석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명날 경우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재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 발표를 통해 부실한 은행과 튼실한 은행으로 확실히 구분해 줌으로써 증시의 불확실성은 크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 상승, 감원폭은 줄어들듯= GDP를 제외하고는 기대 이상의 지표 발표가 이어졌던 지난주 분위기가 연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대 관심사는 8일 노동부가 발표할 4월 고용보고서다. 마켓워치 예상치에 따르면 4월 실업률은 8.9%를 기록해 3월 8.5%보다 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농업 부문 고용자수 감소폭은 3월 66만3000명보다 줄어든 6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에 고용보고서 역시 미 경제가 최악을 지났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분석도 제기된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지표 중 가장 중요한 고용지표가 발표되지만 다른 지표들과 마찬가지로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실업률 증가 속도가 둔화돼 경제가 치유되고 있음이 드러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부 고용보고서 발표 이틀 전인 6일에는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의 4월 민간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5일 발표되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4월 서비스업 지수도 주목거리다. 4월 지수는 42를 기록해 3월의 40.8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이밖에 3월 건설지출과 잠정 주택판매(4일) 1분기 생산성과 단위 노동비용(7일) 3월 도매재고(8일) 등이 공개된다.
◆AIG 등 보험주 실적 봇물= 이번주에는 S&P500 지수 구성 기업중 84개 기업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하지만 이전처럼 뉴욕 증시를 크게 뒤흔들만한 대형 기업의 실적 발표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금융주 중에서는 푸르덴셜 파이낸셜, 올스테이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 등 보험주가 대거 실적을 쏟아낸다. 최대 관심사인 AIG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41달러에 달했던 주당 순손실 규모가 0.06달러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미 최대 생명보험사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주당 순이익은 1.65달러에서 0.83달러로 반토막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월트 디즈니와 크래프트 푸즈가 5일 나란히 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 업체 모두 주당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4일) 블랙스톤, 시스템 시스템즈(6일) DR호튼(7일) 등도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톰슨 파이낸셜은 지금까지 실적 공개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S&P500 지수 구성 기업의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1%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 중 66%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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