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내조의여왕'의 사회학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 잔뜩 얼어붙은 불경기, 누구나 '내조'가 필요하다? 최근 서민들의 움츠린 어깨를 따뜻하게 다독이는 드라마 한편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연일 자체최고시청률을 갱신하며 시청률 30%에 육박한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이다. 이 드라마는 남편 온달수(오지호 분)가 직장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해 두 팔 걷어부친 아내 천지애(김남주 분)의 고군분투기를 다루고 있다. 상사 사모님 김장돕기는 기본, 거래처 사모님 얼굴 마사지에 갑자기 잡힌 회식을 집에서 접대하기까지 쉴 새 없는 미션의 연속이다. 남편의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매번 달래고 채찍질하는 일 역시 아내의 몫이다. '내조의 여왕'은 주부 드라마를 표방했음에도 남성 시청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각박한 직장생활을 견뎌내는 남성들이 '현대판 평강공주' 천지애와 어려운 사회생활을 토로하는 온달수로부터 위로받고, 이들에 공감하기 때문. 온갖 정치와 줄서기가 횡행하는 사내 사부인 모임의 모습은 내조의 부담에 시달려온 여성시청자들이 무릎을 탁 치며 '바로 내 이야기!'라고 감탄하고 있다. 드라마 전반을 지배하는 경쾌한 유머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매력 포인트다. 현실 속 직장에는 툭하면 구조조정에 부서간 눈치보기와 살벌한 위계질서가 존재하지만 '내조의 여왕'은 그 상황도 한번만 더 생각하면 웃을 수 있다고 시청자들을 설득한다. 김남주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코믹코드와 현실감있는 내용들이 잘 어우러져 이 드라마가 사랑받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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