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실적 발표에 시스테믹리스크 주목..오비맥주·이베이 등 이벤트 물량은 무력화
지난주 원·달러환율은 이벤트성 루머와 수급으로 13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주초에 외환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이베이의 G마켓 인수자금 4억달러와 오비맥주 지분 매각 관련 매물 예상 등으로 외환시장은 수근거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주중 외환시장에서 주목받은 매물들은 대부분 효력을 잃은 상태다. 오비맥주 지분 매각은 노조의 파업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자금은 지급이 2분기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정되면서 수급에 대한 기대감은 자취를 감췄다.
다음주 원·달러 환율도 큰 재료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이같은 1300원대 초중반에서의 등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체계적 위험(시스테믹 리스크)이 사그라들지 여부에 시장은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주말 뉴욕증시는 씨티그룹과 GE의 실적 개선에 소폭 상승하면서 한주를 마감했다. 6주째 상승세를 나타낸 셈이다. 단기간에 증시가 급등했지만 시장에는 다소 안도감이 깔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다음주 뉴욕에서는 대형 금융회사들의 실적 발표가 연이어 예정돼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20일), 모건스탠리, 웰스파고(22일) 뿐만 아니라 카드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3) 등 수많은 금융회사들이 성적표를 공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다음달 4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최종 발표를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미국증시의 향방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휘둘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주말 역외 환율도 잠잠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뉴욕증시의 등락에 따라 1330원대 초반에서 소폭 강보합을 나타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1.15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대비 0.15원 정도 오른 셈이다.
아울러 그동안 외환시장을 긴장시켰던 배당금 관련 물량도 대부분 소화돼 다음주에는 S-OIL과 LG, 현대모비스 만이 눈에 띌 뿐이다. 외국인 배당금 규모는 S-OIL이 816억원, LG가 275억원, 현대모비스가 347억원으로 합치면 1438억원 정도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310원에서 1350원 사이의 박스권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수급에 뚜렷하게 영향을 줄만한 재료들이 사라진데다 간간이 나오는 이벤트성 재료마저도 환율을 한 방향으로 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최근 시장을 움직였던 이벤트성 재료들의 영향력이 소멸된 만큼 당분간 방향성을 탐색하기 위한 포지션 플레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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