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은평구 구산동에 '아파트'선다

움막집촌에 2개 동 세워

움막, 토담, 판자촌 지역이었던 은평구 구산동 산61 달동네(세칭 결핵인촌)가 천지개벽했다. 은평구(구청장 노재동)는 2004년부터 구산동 산61 달동네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작, 5년간의 대역사를 마치고 203가구의 최신식 아파트촌단지로 변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2001년 노재동 은평구청장이 취임 후 최우선 순위 사업으로 놓고 ‘이것만은 꼭 하겠다’라는 강한 실천의지가 오늘의 결과를 이룬 것이다. 마을 뒤 깊은 산이었던 구산동 산61이 결핵인들의 집단촌이 된 것은 결핵전문기관인 순화병원이 1960년 이 곳으로 이전(개칭 서대문병원)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서대문병원에 입원했던 결핵환자가 퇴원을 했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자 남의 눈을 피해 하나 둘 산속에 움막을 치기 시작, 세월이 흘러 집단촌으로 변한 것. 이런 상황에서 재건축이 몇 번 거론되긴 하였으나 무허가건물, 시유지, 부담금, 이주대책 등 여러 상황이 중첩되어 재개발 추진은 논의단계에서 매번 난관 부딪혀 지지부진하기 일쑤였다. 이 곳 거주민은 184가구에 266명이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또 100% 재입주를 위해 시공사와 협의 끝에 1인 가구에 적합한 19㎡부터, 29㎡, 40㎡, 59㎡ 등 4종의 아파트로 설계하도록 했다.

구산동 그린빌

그러나 공사 진행과정도 그리 순탄치 많은 않았다. 주변 주택가의 심한 반대와 집단이주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설득과 이해, 협조 등을 구해, 산등성이에 게딱지처럼 엎드린 달동네를 밀어내고 2동의 아파트를 착공하는데 성공했다. 아파트 명칭은 그린빌이다. 대지 1만6880㎡에 2개 동으로 건립됐다. 마당 한가운데 정원과 아이들 놀이시설을 갖췄다. 바로 뒷산과 주변을 조경과 운동시설로 갖추어 여느 아파트 단지나 다를 게 없다. 다만 초미니 아파트인 점이 일반 아파트와 다르지만 소득이 전무한 거주민들이 수급자지원비로 감당하는 사항이 고려된 만큼 마음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어 좋다. 입주비용은 전용 19㎡의 경우 보증금 244만원, 월 임대료 3만2400원이다. 관리비 또한 저렴해서 월 1만6000원 가량이다. 노재동 은평구청장은 “가난하고 힘 없는 자들이 오늘 이렇게 무사히 입주를 하는 것을 보니 실로 감개무량하다. 지난 몇 년간 이곳 주거환경을 개선시키고자 밤잠 설친 날이 무수히 많았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를 보게 되니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구정을 펼쳐 ‘더불어 사는 행복한 은평’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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