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달러 기축통화 지위 놓고 '신경전'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가 필요하다는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 발언과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의 리더의 지위를 잃어가는 미국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중국 측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오바마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임 후 두 번째 프라임타임 TV 연설을 통해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 통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그만큼 미국 경제와 정치적인 시스템이 다른 국가에 비해 강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저우 총재는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기축 통화로 달러화가 아닌 다른 통화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통화제도에서 달러화와 함께 엔화, 유로화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저우 총재의 발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금융위기가 국제 통화제도의 태생적인 불안정성과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달러화에 대한 대안으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을 구성하는 통화바스켓 확대를 제안했다. SDR는 IMF 회원국이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달러(44%), 엔(11%), 유로(34%), 파운드(11%)로 구성돼 있다. 앞서 원자바오 총리가 미국 국채 투자 손실을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는 등 세계 1위의 외환보유국이자 세계 최대 미국 채권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현재 중국은 7400억달러 규모의 미국채와 1조9500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구제안을 시행하기 위한 자금 조달을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미국은 중국 측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편 중국은 최근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편을 마련 중이다. 올들어 다른 나라와 무역 거래시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통화스왑 계약에도 열심이다. 중국은 한국ㆍ홍콩ㆍ말레이시아 외에도 최근 벨로루시ㆍ인도네시아와 통화스왑 계약을 맺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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