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차익실현..또 한번의 조정 대비 '현금 쌓기'
25일 코스피 흐름이 견조하다. 미국 증시가 전날 급등 이후 하루만에 1∼2% 반락했지만 코스피는 보합권에서 움직이는 등 추가 상승을 위한 충만한 시장 에너지가 엿보인다.
전날 출회된 대규모 프로그램매물까지 거뜬히 받아내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간 점 역시 이같은 강력한 상승 에너지를 드러내는 것.
투자자들은 800조원대까지 쌓여있는 대규모 유동자금이 조만간 증시로 옮겨올 것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이른바 '강남큰손'들의 현 장세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과 강북권 고객의 생각은 대별된 모양새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강남권 투자자들이 강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 부자들은 지수가 단기 급등한 만큼 급등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재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증권사 갤러리아PB센터의 한 관계자는 "와 등 지수관련주와 유동성 장세 기대감에 증권, 은행, 건설주 등의 단기 오름폭이 과도했다"며 "투자자들이 적극적 매수보다는 또 한번의 조정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녹색성장주 등 정부정책테마주의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계속 보유할 뜻을 내비치는 반면 나머지 종목에서는 대부분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지수가 장중 1000선을 일시 하회한 만큼 내달 어닝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또 한번의 조정이 대기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시장 침체로 지난달 일본의 수출이 전년동기보다 49.4% 감소해 198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더 나빠졌다"며 "미국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아시아 증시의 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증권사 도곡PB센터 관계자는 "투신권이 이달말 결산에 앞서 기존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주식들도 연일 매도하고 있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며 "이들은 지수가 재차 1100선 근처로 조정받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순환매장세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지금 상태에서는 기다려보자는 관망심리가 우세하다"며 "조정 이후 주가 반등폭은 투신이 얼만큼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내느냐에 달렸다"고 예상했다.
지수가 전고점인 1200선대에 올라선 만큼 추격매수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
반면 C증권사 강북지점 분위기는 이와 상반된 모습이다.
C증권사 은평지점장은 "유동성장세는 생각보다 빠르고 (주가 상승이) 길게 갈 수 있다"며 "최근 투자자들 역시 서둘러 주식을 사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단기급등했지만 모든 종목이 오른것은 아니다"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10시26분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91포인트(0.46%) 내린 1216.06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이 91억원 순매수하며 7거래일째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차익 520억원, 비차익 119억원 순매수)를 감안할 때 기관과 개인은 차익실현중이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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