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인사이드]본격상승 채비 갖췄다

금융주 대폭등..전문가들 '주식 사야할 때'

뉴욕 증시가 본격 상승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무엇보다 그동안 지수를 압박했던 금융주가 대폭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는 점이 상승 추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10일 뉴욕증시는 장마감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1%대 오름세로 장을 출발한 뉴욕 증시는 장 마감까지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했고 종가가 고가를 형성하며 거래를 마쳤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증시 격언이 떠오르는 하루였다. '다우지수가 5000은 물론 4000까지 갈 수 있다', 'S&P500 지수가 600 아래로 밀릴 것이다'라는 비관론이 득세하면서 전날 뉴욕 증시가 하락했지만 하루만에 보란듯이 폭등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낙폭이 컸다는 점은 금일 상승폭이 과도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을 덜어줄 것이고 따라서 상승탄력의 지속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주식을 사야 할 때라는 주장했던 것이 맞다고 입을 모았다. 트리벤트 자산운용의 "주식에 돈을 집어너기 시작해야 할 때"라며 "현재 주식은 싸고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경기부양책은 결국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GMO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제레미 그랜덤도 투자자들이 현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랜덤은 향후 7년간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더라도 주식시장에서 10~13%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랜덤은 10년간 유지해왔던 주식시장 약세 견해를 지난해부터 뒤집고 있다. '닥터 둠'이라는 별명과 함께 대표적 비관론자로 유명한 마크 파버 조차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4월 이전에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금일 뉴욕 증시 상승에 대형 은행주가 선봉에 섰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뉴욕 증시가 잇따른 지지선 붕괴에도 불구하고 반등을 이루기 어려웠던 근본적 이유는 금융주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금융주 불안이 저가 매수세의 유입을 제한해 왔던 것. 따라서 금일의 금융주 대폭등은 향후 저가매수세 유입의 본격화를 예고한 것일 수 있다. 81개 은행·보험사·투자업체의 주가를 추종하는 S&P500 금융업종 지수는 16% 급상승했다. 씨티그룹은 무려 38.10% 폭등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 체이스도 20%대 폭등세를 기록했다. 웰스파고도 18%나 올랐다. 반면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지수는 11% 폭락하며 44.37로 떨어졌다. 아직 경제지표상 경기 반등의 신호가 확실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만큼 금일의 폭등이 향후 랠리로 이어진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는 베어마켓 랠리일 가능성이 높다. 베어마켓 랠리의 연장을 위해서는 결국 오바마 정부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Uptick-rule) 부활, 신용경색 하에서 금융기관의 부실을 부풀려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시가평가(Mark-to-market)제도의 개선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증시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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