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정부 인증서 현장선 안 먹힙니다'

중소기업들이 힘들여 취득한 각종 인증서들이 실제 공공구매 현장에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10일 한국벤처투자 건물에서 진행된 '서울지역 중소기업인과 중소기업청장 소통마당'에 참가한 50여명의 기업인들은 각종 중기 지원정책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겪는 불편함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중소기업청이 발급해주는 각종 인증서가 실제 현장에서 역할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중소 제조업체 CEO는 "기술개발제품을 우선구매해 주는 제도가 있으나 조달청 납품 때 가점이 작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오히려 기능이 열악한 제품이 저가로 납품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기청이 성능을 보증해주는 성능인증서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한 CEO는 "구매 공공기관 담당자가 이 제도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중기청 인증 뿐 아니라 각 정부부처에서 발급하는 여러 '훈장'들도 쓸모 없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트리는 CEO도 있었다. 한 IT업체 대표는 "우수신기술 지정, 이노비즈 기업, 산업은행투자기업, 지경부 장관상 등 수많은 인증과 상장을 받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정작 필요할 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석우 청장은 "그런 불만을 많이 듣고 있다"며 "청의 체면을 걸린 문제인 만큼 공공기관에 인증제도의 의미를 적극 홍보하겠다"고 답했다. 기술개발제품의 경우 우선구매는 의무화 된 것이므로 규정을 꼼꼼히 살펴 중기인들이 억울한 점이 없는가 알아보겠다고도 약속했다. 중기 지원 정책이 수시로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불만 역시 많았다. 다만 관할 부처나 종류가 너무 복잡해 기업인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인지 혹은 실제 지원책이 부족한 것인지 이날 '소통의 장'에서는 판가름 나지 않았다. 참석자들이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말하면 홍 청장은 "그런 경우를 위한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며 '어디어디로 가보셨나'라고 되묻는 일이 반복됐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과의 불편한 관계 문제도 어김없이 나왔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기술혁신을 보급해 준다든지 하는 노력도 없이 단가만 낮추려는 자세가 불만이라는 한 전자부품 CEO에게 홍 청장은 "제도로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은 철학의 문제"라며 "최근 삼성전자가 협력업체를 고객으로 보는 마인드를 갖겠다고 선언한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소통의 장'은 홍 청장 취임 1주년을 맞아 마련된 것으로 중소기업청은 앞으로 지역을 순회하며 다양한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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