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신규대출 규모를 5조위안으로 늘리겠다고 밝히자 중국 은행들의 대출 확대 바람이 일고 있다.
중국개발은행(CDB)은 해외사업확대에 나서는 중국 민간기업들에게 대출 확대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5일 밝혔다. 개발은행은 특히 광물이나 자원개발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장차오량(蔣超良) 개발은행장은 이날 양회(兩會)에 참석해 "최근 금융위기 속에 남미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중국에겐 좋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해외 자원확보에 나서면서 관련기업 인수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브라질과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으며 호주의 광산업체 리오틴토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 및 국영은행들의 대출 확대 조치와 기업들의 자원확보 노력이 맞물릴 경우 신규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행(BOC)도 이날 지난 1월말 현재 대출잔액이 1조6000억위안(약 367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올해들어 한달새 873억위안 늘어난 것으로 신규대출은 주로 정부지원 산업에 이뤄졌다고 은행측은 밝혔다.
중국은행은 "기술혁신ㆍ인수합병(M&A)ㆍ인프라구축 등에 은행자금이 투입됐다"며 "대출확대는 지난해말부터 운송 에너지 부문과 국내기업들의 해외투자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중국은행은 지난해 2500억위안의 신규대출을 기록했다. 이는 목표치보다 900억위안이나 많은 것이다.
한편 원 총리는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광의통화(M2) 증가율을 17%, 신규대출 규모를 5조위안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돈을 풀어 시중에 자금을 충분히 공급, 경제주체의 돈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중국 M2 증가율은 17.8%였으며 중국 증권사들은 올해 중국의 신규대출이 5조5000억~6조위안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규대출은 지난 1월 사상 최대치였던 1조6200억위안에 이어 2월에도 1조1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1819억위안에 그쳤던 신규대출은 11월부터 다시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 총리가 제시한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4%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마이너스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유동성 증가는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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