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28세 배우의 길 '아직도 연기에 배고프다'(인터뷰)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신문 임혜선 기자]"출연이 예정됐던 드라마 무산 위기 속에서 신인상 수상이 큰 힘이 됐어요." 배우 정겨운이 KBS2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에 출연하기 전까지 힘겨웠던 시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스물여덟살의 정겨운은 모델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이후 4년 간 연극과 뮤지컬 드라마를 섭렵했다. 연극을 할 때는 배가 고팠고, 뮤지컬을 하면서 다시 힘을 얻고 드라마를 하며 다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정겨운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솔직하고 낙천적인 성격 덕분이었던 듯 하다.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모든 대답에 솔직하게 답하는 그의 모습이 돋보였다. ◆'다섯개의 별'에서 '태양의 여자'까지 스무세살이 되던 해 군에서 사회로 나온 모델 정겨운은 연기에 흥미를 느끼던 중 싸이더스HQ와 인연이 닿았다. 이어 그는 모바일 드라마 '다섯개의 별'에 출연하며 배우로 안착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디션에 번번히 떨어지며 자신의 연기력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고 연극 극단에 들어갔다고 한다. "오디션에 자꾸 낙방하니까 연기력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연극 극단에 들어가서 생활하다보니 '연기하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고파서 목소리도 안나오기도 하고…" 연극을 통해 연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면 그에게 연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 것은 뮤지컬이었단다. "뮤지컬 '밑바닥에서'에 출연했는데 그때 비로소 연기의 맛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연극과 뮤지컬을 좀더 해야겠다 싶었는데 드라마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거죠." 김종창 PD가 정겨운을 KBS2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에 캐스팅한 것. 대기업 사원 지연(윤정희 분)의 남편 역할을 맡은 정겨운은 무식하고 돈 많은 졸부의 아들이지만 자유롭고 신세대다운 성격의 배역을 연기했다. 하지만 '행복한 여자' 종영 이후 9개월을 쉬었다. 다른 드라마 출연을 위해 오디션도 봤지만 연이어 낙방했다. "그 당시엔 연극 무대 섰던 때가 다시 생각났어요. 배가 고팠어요. 연기가 하고 싶어서 배가 고팠어요. '중고신인'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겁도 났어요." 연기가 하고 싶은 마음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다시 동아줄이 내려왔다. 김진민 PD와 연이 닿아 MBC 드라마 '달콤한 인생'에서 개성있는 캐릭터를 맡은 것. "'달콤한 인생'에서 준수(이동욱 분)의 친구 성구 역을 맡아 여자들과 희희낙락하며 재벌 2세 연기를 연기했어요. 솔직히 성구라는 인물은 영화에서만 나올 법한 인물이잖아요. 성구를 연기하면서 행복했어요." 이후 정겨운은 KBS2 '태양의 여자'에서 한 없이 부드럽고 귀여운 남자의 모습으로 180도 변신, 큰 인기를 얻었다. "'태양의 여자'는 정겨운이란 사람을 보여줬던 작품이에요. 이 드라마를 찍은 이후 팬들도 많이 생겼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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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로 다시 돌아온 정겨운 정겨운은 다시 가슴에 상처를 담고 사는 카사노바로 대중들에게 돌아왔다. KBS2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에서 그가 맡은 이민수는 어머니(최명길 분)에게 받은 가슴 깊은 상처로 반항적인 성격을 지닌 카사노바로, '달콤한 인생'에서의 준수와는 또 다른 인물이다. "'달콤한 인생'에서의 연기를 눈여겨본 김종창 PD가 러브콜을 해 '행복한 여자'에 이어 또 다시 함께 작업하게 됐어요. '미워도 다시 한번'이 일일드라마에서 수목드라마로 재편성되는 동안 마음 고생도 많이 했어요. 드라마 무산 위기 속에서 신인상 수상이 큰 힘이 되기도 했죠." "일일드라마로 편성됐을 때부터 함께 걸어온 최명길 선생님께서 '왜 우리는 인연이 이렇게 되서 우여곡절이 많을까. 잘 되려고 하나보다. 힘내자'고 힘을 주셨어요. 고생 끝에 만들어진 드라마가 좋은 결과를 얻어 기뻐요."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정겨운은 냉소적이고 플레이보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현실감있게 표현한다"고 호평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에 출연하면서 진짜 바람둥이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어요. 이게 다 드라마의 인기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더 성숙해지고 깊어지는 이민수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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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과 호흡 최고" 정겨운은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함께 출연 중인 박예진과의 '환상 호흡'을 자랑했다. "예진 누나와는 성격이 비슷해요. 둘다 4차원이죠.(웃음) 예진 누나는 실제도 '패밀리가 떴다'에서의 털털한 모습 그대로에요. 예진 누나와의 촬영은 언제나 즐거워요. 그런데 예진누나가 제가 이천희씨와 성격이 비슷하데요. 정말 그런가요?" 정겨운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많은 여배우들과 연기를 했다. "'행복한 여자'에서 호흡을 맞춘 윤정희씨는 조용한 편이에요. 이미지도 참하고 얌전하잖아요. '태양의 여자'에서는 김지수씨와 이하나씨와 연기했어요. 김지수씨는 17년차 배우답게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완벽주의자죠. 이하나씨와는 나이가 동갑이라 생각이 잘 맞았어요. 하나씨가 저에게 4차원이라지만 제가 볼땐 하나씨도 만만치 않아요.(웃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정겨운은 쉬지 않고 틈나지 않게 연기 활동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 다음엔 코믹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center></center>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영상 윤태희 인턴기자 th20022@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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