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장 많이 보유' VS '양보다 질이 중요'..800MHz 재분배 방식도 쟁점
주파수 논쟁이 이동통신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의 '황금주파수' 800MHz에 대한 2011년 6월 재분배 방침이 이미 정해진 가운데, KT가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가 KT-KTF 합병 추진의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또한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의 교체 필요성에 대해서도 방통위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등 주파수 자원을 놓고 불협화음이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strong>무선 이동 주파수 - KT진영 VS 비KT 진영</strong>
KT-KTF 합병 추진이 전개되는 가운데 KT가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에 대한 비 KT 진영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현재 KT는 와이브로 주파수 27MHz를, KTF는 PCS와 IMT-2000 주파수 40MHz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KT파워텔의 무선 호출 서비스 TRS용 14MHz를 더하면 KT계열이 무선 통신용으로 사용하는 주파수는 총 121MHz에 달한다.
반면, SK텔레콤은 CDMA 45MHz, WCDMA 40MHz, 와이브로 27MHz를 합친 총 112MHz 대역폭을, LG텔레콤은 PCS 20MHz를 사용하고 있다.
비 KT 진영은 "현재도 KT계열은 가장 많은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데 무선통신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T측은 이에 대해 "주파수는 양이 아니라 질이 매우 중요하며, KTF 합병과 주파수를 연결짓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strong>황금주파수 대가할당 or 경매 - 방통위 VS 이통 업계</strong>
이른바 '황금주파수'로 알려진 800MHz 주파수 대역은 2011년 6월까지 SK텔레콤이 사용토록 돼 있다. 방통위는 이 기간이 지나면 800MHz 주파수 대역 가운데 20MHz 폭을 회수해 타 사업자에게 할당하고 나머지는 SK텔레콤이 계속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연내 20MHz 폭의 새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주파수 가치를 정부가 심사해 가격을 매겨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기존의 '대가할당' 외에 경매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전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경매제를 도입하려는 방통위 움직임에 대해 사업자들은 "경매제가 대가할당보다 가격이 비싸게 매겨질 수밖에 없다"며 대가 할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대가할당으로 판매할지 경매를 할지 고심 중이지만 설령 경매로 가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이 마련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trong>와이브로 주파수 교체 - 방통위 VS 방통위</strong>
무선 이동통신 서비스인 와이브로에 대해 방통위 이병기 상임 위원은 주파수 교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와이브로용 주파수로 기존의 2.3GHz 외에 2.5GHz를 추가 할당하고, 대역폭도 현재의 8.75MHz를 10MHz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 위원은 "다른 나라에서는 와이브로 주파수로 2.5GHz에 10MHz 대역폭을 사용한다"며 "2.5GHz로 수정하면 국내 장비 업체들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장비 대량 생산으로 장비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와 국내 와이브로 망 확대에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통위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주파수 재배치와는 상관없이 장비 수출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2.5GHz와 2.3GHz를 모두 사용하는 칩이 개발된 만큼 굳이 주파수를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사업자들도 와이브로 시장이 답보상태인 시점에서 주파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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