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올해 설 연휴 극장가는 예년보다 밥상이 단출하다. 한국영화의 불황 탓이다. 한 주 차이로 여섯 편의 한국영화가 경쟁을 펼쳤던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이다.
이번 설 연휴를 기해 22일 개봉하는 한국영화는 '유감스러운 도시'(이하 '유감도시') 단 한 편이다. 24일부터 4일간 이어지는 올 설 연휴에는 '유감도시'를 비롯해 세 편의 영화가 경쟁구도를 펼칠 전망이다. 국적으로는 한국·중국·미국 3강구도다.
'투사부일체' 팀이 다시 뭉친 '유감도시', 톰 크루즈 주연의 '작전명 발키리'(이하 '발키리'),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이하 '적벽대전2')의 강약 포인트를 점검했다.
◆ '유감도시', '투사부일체'의 영광 재현할까?
'유감도시'의 최강점은 '투사부일체'의 후광이다. '투사부일체'의 김동원 감독을 비롯해 '두사부일체' '투사부일체'로 통산 1000천만 관객을 모은 정트리오(정준호·정웅인·정운택)가 '유감도시'에서 다시 의기투합했다.
'유감도시'는 조폭이 학교에 간다는 설정 대신 범죄조직원과 경찰이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역할을 바꿔 스파이로 잠입한다는 홍콩영화 '무간도'의 설정을 빌어왔다. 조폭 코미디의 요소는 유지한 채 액션 스릴러와 멜로의 극적 구성을 강화해 유치함의 수위는 낮췄지만 다양한 장르가 잘 섞이지 않는다는 것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유감도시'는 한때 충무로가 양산했던 조폭 코미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명절 연휴에는 대체로 코미디가 큰 인기를 누렸던 것을 감안하면 '유감도시'의 흥행 가능성은 꽤 높은 편이다. 다만 식상한 장르가 돼버린 조폭 코미디의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관객이 판단할 몫이다.
◆ '적벽대전2', 1편 이상의 스펙터클로 유혹
13일 국내 첫 공개된 '적벽대전2'는 미완의 상태로 끝난 1편의 완결편이라는 점, 대규모 전쟁신을 대거 포함시켜 전쟁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적벽대전2'는 1편이 보여주지 않았던 적벽대전 그 자체에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스펙터클한 전쟁 액션 장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적벽대전2'는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액션 시대극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삼국지'의 내용을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결말이 노출돼 있다는 점도 단점이 될 수 있다. 인물들간의 관계 설명에 긴 시간을 할애한 탓에 러닝타임이 140분이나 된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전국 160만여명을 모았다. 배급사 측은 2편의 완결성 및 스펙터클 등을 감안했을 때 최소 200만명 이상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극장 관계자들은 설 연휴가 '적벽대전2'와 '유감도시'의 양강체제로 굳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 '발키리', 톰 크루즈의 명성 재현할까?
'발키리'는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톰 크루즈의 만남으로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보증수표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국내 개봉에 맞춰 톰 크루즈와 브라이언 싱어가 내한해 홍보에도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감독과 배우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발키리'는 자국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개봉 첫 주 4위로 데뷔한 '작전명 발키리'는 3주차 주말까지 70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발키리'와 미국 개봉일은 물론 국내 개봉일이 같은 '베드타임 스토리'가 같은 기간 동안 1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에 비하면 실망스런 결과다.
'발키리'는 나치 내부의 히틀러 암살작전을 그린 영화다. 결과는 역사책이 말해주고 있는 그대로다. 결말에 대한 긴장감을 끌어내기는 역부족이란 이야기다. 전쟁영화이지만 액션 스펙터클이 아니란 점도 명절 연휴 영화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22일에는 애덤 샌들러 주연의 코미디 '베드타임 스토리', 안젤리나 졸리의 변신이 돋보이는 '체인질링'이 함께 개봉한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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