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제논객으로 활약하던 미네르바가 8일 서울 중앙지검에 의해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지면서, 그의 활동무대인 다음 아고라 경제 토론방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에 체포된 박대성씨(31.무직)가 "진짜 미네르바가 맞느냐"며 네티즌 사이에 진위공방이 이뤄지는 한편 체포의 당위성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9일 오전 현재 아고라 경제토론방에는 "박씨는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다"라는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가 아는 미네르바 K'라는 제목으로 미네르바를 자신의 지인이라고 소개했던 아이디 'readme'는 이날 새벽 '나는 알고 있다.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것을'이라는 글을 다시 게재했다.
이전 글에서 그는 "미네르바는 자신의 모교 동기"라며 "오랫동안 해외에서 일한 후 대한민국 재계 유명인이 됐다"고 언급했었다. 또 "막대한 재력을 가졌고, 큰 영향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에 있으며 존경받는 기업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8일 미네르바로 지목돼 30대 남성이 체포된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아마 고문이나 회유를 통한 단순한 자백, 자백조차도 불필요한 사치에 불과할 초법적 삼류 시나리오에 따랐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빵(감방)에서 한 1년쯤 지내다가 조용해질 무렵 미국유학 정도의 먹이가 청년에게 던져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미네르바 조작설'을 거론하며 "저 방대하고 자세한 정보를 경제 전문서적으로 공부하고 인터넷기사를 짜깁기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전문대를 졸업한 비전공자가 쓸 수 있는 수준의 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면 체포된 박씨가 미네르바가 맞다고 확신하는 이들도 있다.
한 네티즌은 "주가 500설과 9월 위기설은 보기 좋게 틀렸고, 오히려 파급력 있는 미네르바의 글로 영향을 받아 지표가 더 흔들린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 외에도 "반 MB정서에 눈이 멀어 조작설이 나온 것이다" 는 의견도 올라왔다.
박씨에 대해 동정여론도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미네르바는 아고라가 만든 죄인"이라며 "서른살 백수에 경제학 비전공자가 그런 글을 올리려면 나름대로 얼마나 고생하며 책을 뒤졌느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이라고 털어놨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검찰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빨간동전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미네르바 체포는 정부의 감정 폭발이며 독재의 신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네티즌은 제2롯데월드 건설 허용에 대한 비판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했다.
한편 '미네르바'는 지난해부터 인터넷 경제논객으로 불리며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와 환율 급등을 정확히 예측하고 정부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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