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이 정부의 허용 방침으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롯데 측은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연내 건축허가를 통과하면 착공 후 5년 안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며, 이번 초고층 건설 프로젝트가 침체된 고용환경과 위축된 투자 환경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일 총리실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행정위) 실무위원회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서울공항의 비행안전 문제에 대해 동편 활주로를 3도 가량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 사실상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용했다.
앞으로 행정위 본회의의 최종 확정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번 실무위의 결정으로 정부방침은 이미 허용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정부의 최종 확정과 서울시의 허가가 나는 대로 곧바로 공사에 착수, 2014년까지 제2롯데월드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최소 1조7000억원에서 2조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절차가 순조롭게 재개돼 프로젝트가 추진될 경우 대규모 자금이 투자될 수 있어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요한 재원은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해외자금을 차입하거나 내 각 계열사에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의 자금동원력을 고려할 때 무리한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외 경제 상황과 함께 최근 두산주류 인수 등으로 또다른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서울공항 비행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는데는 수백원대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모두 부담할 의사가 있다"며 "제2롯데월드 건설은 장기간 준비해 온 사업인 만큼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층 건축물을 세우는데 요구되는 기술 또한 롯데건설 뿐 아니라 설계를 맡고 있는 미국 SOM사 등으로부터 전수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필요할 경우 국내 다른 건설사들의 참여를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 측은 5년간의 공사 기간에 연인원 250만여명이 고용되고 완공 후에도 상시 고용인원이 2만3000여명에 달하며, 동시에 연관산업의 생산유발 효과로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특히, 63빌딩을 제외하고는 서울을 대표할 만한 변변한 건축물이 없는 상황에서 연간 약 150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기존 롯데월드와 연계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롯데 측의 주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세계 각국은 관광산업을 국가의 대표 전략사업으로 육성해 온 결과 2000년 이후 중국, 일본, 홍콩 등 주변국가들은 관광수입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68억3400만달러에서 2007년 57억9700만달러로 15%나 감소해 서울에도 인공적인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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