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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부터 항공·제조업까지…코로나19는 경제에 어떻게 타격을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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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부터 항공·제조업까지…코로나19는 경제에 어떻게 타격을 주나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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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공장 가동이 멈추고 공항 검사가 한층 강화되는 등 경제활동에 있어 심리·물리적 '장벽'이 세워진다.


특히 코로나19는 미국에 이어 국내총생산(GDP)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 엄청난 타격일 수밖에 없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확산 당시보다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만큼 소비 감소에 따른 수요 축소, 제조업 타격 등이 예상된다.


◆ 얼어붙는 소비심리 = 가장 큰 문제는 소비 급감이다. 바이러스 확산에서 피하기 위해 외부 활동을 줄이고 사람들이 밀집하는 쇼핑몰이나 극장 등은 방문하지 않으면서 지갑을 열 일이 줄어든다. 식당이나 카페 등 음식을 판매하는 곳부터 목욕탕, 배달업, 극장 등 서비스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우한 등에서는 스타벅스, KFC 등 대형 소매업체들이 잇따라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세를 보이면서 거리와 시장 등에는 사람들이 줄고 대형 행사도 취소됐다.


감염병 확산으로 소비가 줄어드는 모습은 2003년 사스 당시에도 확인됐다. CNBC방송에 따르면 2003년 5월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4.3%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02~2003년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이 9~10%대를 유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ING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8% 수준의 중국 소매판매가 3~4%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마르틴 페치 무디스 부사장은 경제매체인 포브스지에 "사스 당시와 비교했을 때 경제 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소비자의 수요 기여도가 훨씬 늘었다"면서 "즉 2003년보다 경제적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태가 진정된 이후 소비 심리가 회복하기까지 걸릴 기간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사스 당시 중국의 소매판매 급감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고 수개월 내에 회복했던 점을 고려해 이번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금방 회복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포브스지는 2003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교통, 소매판매, 관광, 엔터네인먼트 등에서 부정적인 여파가 더 커서 이번만큼 금방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소비부터 항공·제조업까지…코로나19는 경제에 어떻게 타격을 주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소비부터 항공·제조업까지…코로나19는 경제에 어떻게 타격을 주나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이동하지마" 여행 급감 = 코로나19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경우에는 이동도 급격히 줄어든다. 항공·관광업이 타격을 받는 이유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중국 내에서 이동한 항공편수는 1662개로, 지난달 23일(1만2814개)에 비해 13% 수준까지 크게 줄었다. 중국에서 한국이나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편수도 같은 기간 2032개에서 354개로 83% 급감했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케세이퍼시픽은 이달 초 여행 수요 급감에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항공사들의 올해 매출이 293억달러(약 35조3000억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올해 항공 여객 수요가 4.1%로 전망됐지만 코로나19로 이동이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수요 전망치를 0.6% 감소로 수정했다. 전망대로라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항공 여객 수요가 8.2% 줄면서 매출 감소액이 27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 세계 최대 생산기지 中 타격에 제조업도 여파 = 코로나19 사태에 글로벌 시장이 더욱 긴장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돼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도요타 등 주요 기업의 공장들이 중국에 있고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전 세계 기업이 다수인 만큼 제품 생산 중단, 부품 조달 어려움 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비즈니스 리서치 회사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는 글로벌 1000대 기업 중 500만개 기업이 코로나19 타격 지역에 최소 2차 납품업체가 한 곳 이상은 있는 것으로 집계, 이들 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애플은 지난 17일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아이폰 공급 부족, 중국 내 수요 악화가 발생해 올해 1분기 매출 목표인 630억~670억달러를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한 상태다. 도요타와 혼다 등 중국 내 공장을 운영하는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최근 생산을 재개했지만 생산 속도가 이전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영국 자동차 제조업체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 18일 중국산 부품 공급망이 타격을 입어 2주 후부터 부품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2003년 사스 당시보다 제조업에 미칠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세계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고 교통·경제적 연결성도 더욱 확장됐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만 해도 중국산 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사스 당시보다 10배 증가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정부의 여행 제한, 기업 폐쇄 등으로 더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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