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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 그림 속 부잣집 소년, '나이키 신발'을 신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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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2년 완성된 그림에서 발견돼 화제
실제 나이키라 보기엔 현실성 떨어져
애매한 정보 원하는 대로 해석하는 현상

400년 전에 그려진 초상화 속 한 소년의 신발에 나이키 로고가 숨어있었다는 해석이 퍼지면서 미술관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652년 그려진 작품 속 8세 소년의 신발에서 나이키 로고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400년 전 그림 속 부잣집 소년, '나이키 신발'을 신었네" 페르디난트 폴의 '소년의 초상'에서 보이는 '나이키' 로고 [사진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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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작품은 네덜란드 화가 페르디난트 폴이 그린 '소년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현재 런던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그림 속 주인공은 당시 부유했던 와인 상인의 아들 프레데릭 슬루스켄인 것으로 알려졌다.


빨간색 보가 덮인 테이블에 놓여진 컵을 왼손으로 잡고 있는 구도인데, 레이스로 장식된 셔츠와 검은색 상의 등 귀족의 옷으로 보이는 의상을 입고 있다.


그림 아래쪽을 보면 소년이 신고 있는 검은색 신발에 나이키 로고와 유사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


"400년 전 그림 속 부잣집 소년, '나이키 신발'을 신었네" 페르디난트 폴의 '소년의 초상' [사진출처=위키피디아]

그림을 직접 관람한 한 관람객은 "딸과 함께 런던박물관 그림 속 소년의 신발에서 나이키 로고를 봤다"며 "딸과 함께 그 그림이 바로 시간 여행자가 있다는 증거라는 대화를 한참 동안 나눴다"라고 감상평을 전했다.


해당 그림이 화제가 되자 런던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이 그림이 관람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게 돼 기쁘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그림을 공유했는데, 많은 이들이 그림 속 소년의 신발 디자인이 매우 현대적이며 최근에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멋지다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모호한 정보는 '내가 아는 대로' 해석한다…'파레이돌리아 현상'
"400년 전 그림 속 부잣집 소년, '나이키 신발'을 신었네" '곰인형'처럼 보이는 화성의 갈라진 언덕. NASA의 화성정찰궤도선(MRO)이 발견했다. [사진출처=NASA/JPL-Caltech/UArizona)]

나이키는 1964년 1월 미국 오리건에 설립된 브랜드다. 이 작품이 완성될 때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그림 속 소년이 나이키 신발을 신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런데 왜 관람객들은 400년 전 작품에서 나이키 문양을 봤다고 환호하는 걸까. 이는 일종의 '파레이돌리아 현상'으로 볼 수 있다.

"400년 전 그림 속 부잣집 소년, '나이키 신발'을 신었네" '토스트에 나타난 예수 얼굴 형상'이라고 알려지며 해외 SNS 등에서 화제가 됐던 사진.
"400년 전 그림 속 부잣집 소년, '나이키 신발'을 신었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질서한 형상 속에서 질서 혹은 의미있는 패턴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애매한 시각적인 자극이 주어지면 인간은 뭔가 다른 물체나 사람으로 해석해 보는 경향이 있다. 달에 보이는 토끼가 대표적이다.


천에 묻은 얼룩에서 예수의 얼굴이 보인다던가, 불길 속에서 악마의 얼굴이 보인다던가 하는 등도 유명한 사례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시각적인 파레이돌리아 현상을 인간의 진화론적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어린 아이는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면 곧바로 얼굴을 인식하게 된다. 유아가 부모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고 부모에 미소 짓지 못한다면, 이는 생존 확률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얼굴을 알아보고 웃질 않는다면 다른 아이보다 부모의 마음에 들기 어렵고, 보살핌도 적절하게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모든 유아는 부모의 얼굴을 구별하고 미소를 지을 수 있으며, 인간은 얼굴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세이건의 설명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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