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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슬기로운 스트레스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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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슬기로운 스트레스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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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신체와 정신 모두에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짝 긴장한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어떨 땐 혈압과 맥박이 올라간다. 하지만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지내는 건 매우 어렵다. 대인관계나 학업, 업무, 집안일 등 우리가 맞이하는 대부분의 일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의 어원은 '팽팽하게 조이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스트레스를 푼다'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스트레스를 잘 풀어서 스트레스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다스릴 수 있을까?


첫째, 스트레스를 없애기 어렵다면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을 기르자. 가장 좋은 건 스트레스 상황이 사라지는 거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나 직장 내 업무, 학업, 경제적 문제와 같은 스트레스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스트레스가 되는 사안 자체에 집중하면 불안해지고 걱정이 늘 수밖에 없다. 일상에 집중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나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보자.


두 번째, 스트레스 사안에다 나의 감정을 입히지 말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이유는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걸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격무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곳으로 가서 푹 쉬고만 싶다. 그런데 실제로 푹 쉬고만 있으면 '할 일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한다.


재산이 많아도 스트레스, 없어도 스트레스인 거다. 우리가 스트레스라고 규정한 문제는 그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그 문제에 대해 내 감정이 작동해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호랑이는 무섭지만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 있는 호랑이가 나를 공격할 확률은 극히 낮지 않은가. 이처럼 객관적 사실에 감정적인 옷을 덧입혀 그 사실이 더 두렵게 느껴지도록 만들지 말자.


세 번째, 불확실함을 견디는 능력을 키우자. 우리는 무언가 불확실한 게 있으면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는 되도록 피하려 한다.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걸 견디는 건 쉽다. 성공을 100% 보장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온갖 역경에도 버틸 수 있다. 반대로 무조건 실패한다고 정해져 있으면 쉽게 포기한다. 문제는 우리 인생에 그렇게 확실히 정해져 있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불확실한 사실이 원래부터 불확실했다는 것을 빨리 인식하고 넘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스트레스(eustress)'는 활용하고 '디스트레스(distress)'는 줄이자. 스트레스 연구의 권위자인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에는 스트레스를 두 가지로 나눴다. 나를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유스트레스'와 내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디스트레스'다. 유스트레스는 적당한 자극제 역할을 하며 나를 발전시킨다. 반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디스트레스는 나를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 암을 진단 받는 극단적 상황은 디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상사나 동료의 비난도 대부분 디스트레스다. 다행인 건 디스트레스는 유스트레스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와 불확실함을 잘 견뎌내고 객관적 사실과 그 위에 입혀진 나의 감정을 잘 구분해내면 된다.


스트레스는 분명 나를 힘들게 한다. 문제 사안에 따라 스트레스의 절대적인 높낮이가 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내가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스트레스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잘 다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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