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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사들 "신용도 따지는 정부 금융지원,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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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정부가 100조원이나 금융지원을 한다고 해도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 여력이 없는 기업엔 '그림의 떡'입니다. 한계 상황에 다다른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A사 협력사모임 회장)


"국책은행에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현장 창구 직원들은 신용도가 없으면 상대조차 해주지 않습니다. 국책은행이 보증 한도를 아무리 늘리면 뭐합니까, 정작 급한 기업들은 대출을 받을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B사 자금담당 부장)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 FAM(Finance Automobile Meeting)' 행사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토로했다. 이날 행사는 자동차산업연합회가 정부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내 부품산업 관계자들에게 정부의 '100조원 금융지원 패키지'를 설명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車부품사들 "신용도 따지는 정부 금융지원, 소용없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FAM'에서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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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20조원 규모의 수출입·해외진출기업 긴급 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이 방안은 기존의 대출금 만기 연장 11조3000억원과 신규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8조7000억원으로 진행된다. 세부 프로그램은 기존 대출금 만기 연장, 신규 유동성 대출, 금융보증 우대, 중소 스피드업 수출입 대출, 긴급 경영자금 대출, 수출 기반 대출 등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만성적인 자금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덮친 자동차 부품사들은 정부가 100조원 이상의 지원을 풀어도 현장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어려운 한계기업을 돕기 위해 자금을 풀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은행 창구에서는 신용도가 낮은 부품사들의 경우 대출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중소 스피드업 대출 프로그램 등은 정식 신용 평가도 거치지 않고 담보를 요구하지도 않는다"며 "전년 재무제표로만 평가를 해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실상 전년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동차 부품 기업은 수두룩하다. 상당수의 자동차 부품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만성적인 적자와 자금난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이날 부품 업계에서는 은행 창구 담당 직원의 면책 책임이 필요하며, 외국계 은행의 차입금 감액 해결, 각종 정부지원 프로그램 당 기업별 한도를 없애야 한다는 등 절박한 의견들이 나왔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고의만 아니면 창구 담당 직원의 책임을 면책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며 외국계 은행의 차입금 감액 문제는 정부가 외국계 은행에 대해서는 차입금 조절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코로나 여파로 정부가 100조원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나 금융기관과 기업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실제 기업들이 이용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며 "이번 행사로 서로 소통하면서 기업들이 정부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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