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 안착
해양·골프·AI 등 차별화된 배움터로 변신
목포서산초·화순청풍초 등 전학 줄이어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 곳곳에서 학교가 문을 닫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남의 작은 학교들이 오히려 학생 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3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 지역 초·중·고 학생 수는 2000년 대비 52.2% 급감했다.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누적 감소 인원만 1만5,498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인구 절벽'에 따른 교육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도교육청이 지난 2년간 이 사업을 추진한 8개 학교를 분석한 결과, 5개교에서 학생 수가 증가했다.
나머지 3개교 역시 감소 추세를 멈추고 유지세를 보이며 전남 평균 감소율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나타냈다. 지역 특성을 살린 창의적 교육과정과 세심한 돌봄을 앞세운 '전남형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이 지방교육 위기 극복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목포서산초등학교다. 이 학교는 바다와 항만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올해부터 '체험 중심 해양 특성화 교육'을 도입했다. 목포해양대, 목포해양경찰서 등 유관 기관과 연계한 전문적인 해양 탐구 프로젝트가 학부모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인근 대규모 학교 학생들의 전학이 줄을 이었다.
그 결과 2026년에는 1학년이 2개 반으로 편성되고, 전교생이 80명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화순 청풍초등학교 역시 문화예술 특성화 교육으로 폐교 위기를 넘겼다. 영화 제작을 주제로 시나리오 작성부터 연기, 촬영, 음악까지 아우르는 창의융합 교육과정이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청풍초는 내년 학급 수가 기존 5학급에서 6학급으로 늘어나며, 2026년에는 휴원했던 병설유치원도 다시 문을 연다. 이 밖에도 학생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영광 군남초와 국제교류 특색 교육을 펼친 고흥 대서중은 전년 대비 학생 수가 30% 이상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여수 화양초, 신안 팔금초, 광양 중동초, 장성 서삼초 등에도 학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전남형 작은학교'가 단순한 학교 유지를 넘어 '차별화된 배움이 있는 곳'으로 인식됐다고 보고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지원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보장하고, 2026년에는 특성화 모델학교를 15개교로 확대 운영한다.
새로 지정된 학교들은 ▲강진 옴천초(상인정신 기반 창업·진로) ▲함평 기산초(골프성장학교) ▲진도서초(AI 디지털 창작학교) 등 7곳으로, 각 지역과 학교의 강점을 살린 교육과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곡성(K-FOOD 연계)과 장흥(지역 상생) 등 교육지원청 중심의 특성화 교육 클러스터도 구축해 지원 사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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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만 학령인구정책과장은 "작은학교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 교육의 거점"이라며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중심에 둔 내실 있는 특성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찾아오고, 지역이 함께 살아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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