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식별 등 보안 검색 분야 활용 가능해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물리·광과학과 방우석 교수 연구팀이 고출력 레이저로 가속된 전자를 이용해 안정적인 에너지 특성을 갖는 초강력(고선속) 중성자원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폭발물 식별 등 보안 검색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3일 밝혔다.
고선속은 단위 시간 및 단위 면적당 방출되거나 통과하는 입자의 밀도가 매우 높은 상태를 뜻하는 물리학 용어다. 방사선 촬영이나 비파괴 검사 등에 활용될 때, 내부 투시의 선명도와 검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핵심적인 지표가 된다.
중성자는 엑스레이(X-ray)로는 통과하기 어려운 두꺼운 금속도 쉽게 투과할 뿐만 아니라, 물질 내부의 수소(H)·탄소(C)·질소(N) 같은 유기물 성분을 구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어 차세대 정밀 보안 검색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레이저 기반 중성자원'은 중성자를 만들어내는 장치로서 대형 가속기나 원자로 같은 거대 시설 없이도 구현할 수 있어 장비 소형화와 현장 적용에 유리하다. 다만 지금까지는 정밀 검사에 필요한 충분한 중성자 발생량과 안정적인 에너지 분포를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레이저 기반 중성자 생성 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병행하고 결과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중성자의 발생량과 에너지 특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연구팀이 고출력 레이저로 전자를 빠르게 가속한 뒤 이를 납 변환체에 충돌시켜 만들어낸 중성자는 아주 짧은 순간 다양한 에너지 상태로 방출되는 특성을 보였으며, 이는 중성자 투과 영상 촬영이나 정밀 물질 분석에 매우 유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대학 실험실 규모에서도 높은 발생량의 중성자원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중성자를 이용한 보안 검색 기술에 필요한 중성자 특성과 안정적인 운용 조건도 함께 확보했다.
연구팀은 GIST가 보유한 150TW 고출력 레이저로 가속한 고에너지 전자빔을 납 변환체에 조사해, 한 번의 레이저 펄스로 약 3,000만 개의 중성자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실험실 규모 레이저 기반 중성자원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로, 소형 장비에서도 이처럼 높은 중성자 발생량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연구팀은 '변환체'의 두께와 재료를 최적화할 경우, 현재보다 5배 이상 많은 최대 1억 6,000만 개의 중성자를 생성할 수 있음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했다. 이는 향후 중성자 기반 영상 및 탐지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성과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레이저로 가속한 전자빔의 에너지나 변환체 조건이 달라져도 중성자 에너지 분포 형태가 거의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특성을 확인했다. 이는 그동안 레이저 기반 중성자원의 한계로 지적되어 왔던 에너지 변동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이번 연구에서 생성한 중성자를 활용해 폭발물 식별이 가능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대학 실험실 규모의 레이저 장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중성자 발생량과 안정적인 에너지 특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공항 보안 검색이나 산업용 비파괴 검사 등 실제 현장 적용의 기반을 마련했다.
방우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레이저 기반 중성자원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이 기술이 영상·탐지 분야에서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응용 단계로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한 성과"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최근 전남 나주시가 구축 사업지로 선정된 핵융합(인공태양) 연구시설의 중성자 연구와도 연관성을 갖고 있어 주목된다. 인공태양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정밀 측정하기 위한 검출·계측 기술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이번 연구의 레이저 기반 중성자원이 효과적인 시험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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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물리?광과학과 방우석 교수가 지도하고 김형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재료·물리·에너지 분야를 다루는 국제학술지이자 세계적인 학술지 Cell의 자매지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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