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 노동의 소멸인가 진화의 계단인가
글로벌 석학 및 정책 전문가 4인에게 묻는 '노동의 미래'
26일 국회 의원실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난 차지호 민주당 의원은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변화의 주기를 15년으로 단언했다. 그 안에 사회적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다음 세대의 숙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대응하지 않는다면 AI의 등장으로 현세대의 근로자는 물론 미래 세대와 한국 경제 및 사회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차 의원은 "변화가 온 뒤에 대응하면 이미 늦다"며, 15년 뒤의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 대응하는 '예측 기반 거버넌스'를 강조한다. 차 의원은 "15년 안에 AI 변화에 대한 기본 사이클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 변화가 왔을 때 대응하면 늦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가지고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초기 5년 동안 만들어질 정책적 원형이 향후 15년 한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는 예고다.
특히 이재명 정부 초기 5년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 시기에 만들어진 사회에 대한 모델이 원형이 되어 남은 10년을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 임기 5년 만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제사회 변화의 토대가 지금 형성돼야 한다는 뜻이다.
차 의원은 우선 인공지능 시대 지능의 보편화와 노동의 재정의를 강조했다. AI가 불러온 '브레인 협력 시대' 노동은 어떻게 변할까에 대한 성찰이다. 차 의원은 '피지컬 AI(로봇)'가 육체노동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는 다소 과장되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로봇보다 훨씬 정교하고 효율적인 인간의 몸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차 의원의 우려는 노동 현장의 피지컬 AI만이 아니다. 사무직 등 서비스업에 AI가 미치는 여파는 더 크다고 판단한다.
그는 "우리 몸의 효율성이 워낙 좋기 때문에 로봇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쉽지 않지만, 브레인은 다르다"며 "AI가 브레인을 효율적으로 증강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노동 구조 역시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형태가 아닌, 인간과 AI가 동시에 일을 하게 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의 도입 이후 공장근로자, 사무직을 망라한 실업 사태 등 사회적 혼란을 대비하기 위한 장기적인 기본소득(UBI)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전환기에는 'AI 기본사회'가 더 강력한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AI 전환기에는 기본소득을 감당할 재원이 충분히 쌓이기 전에 사회적 진통이 먼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단순 현금 살포식 분배는 한계와 반발도 예상된다.
차 의원은 "기본소득을 마련할 재원이 AI 전환기에 잘 만들어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가 이를 잘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 이유를 들었다.
결국 돈을 직접 나누어 주는 형태보다 의료, 교육, 금융, 복지 시스템 자체에 AI를 도입해 스케일업함으로써 모든 시민이 보편적 서비스를 누리게 하는 것이 AI가 만드는 충격을 흡수할 최후의 안전망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금융 분야에서도 "AI가 개인이 가진 금융 의사결정 리스크를 줄여줌으로써 시장 논리 안에서도 낮은 이율의 '기본 대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변화의 과정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는 'AI 전환보험'을 제시했다. 급격한 기술 변화로 이직이나 재교육이 필요한 노동자에게 수입 공백을 메워주고, AI와 협력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길이다. 차 의원은 "IMF 외환위기 사태가 개인의 잘못이 아니었듯, AI라는 거대한 파고 역시 국가와 리더십이 책임지고 시스템을 디자인해야 할 영역"이라고 단언했다.
차 의원은 "AI 기본사회라는 정책은 계엄 사태 당시에도 이 자리에서 주경야독하며 만들어졌다"고 회상하며, 이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며 AI 기본사회가 국정과제로 반영되며 오히려 신속하게 적용할 기회가 왔다고 했다.
정책의 실현을 위해 국회 및 여당, 정부는 물론 세계를 향해 뛰고 있다. 미국에서 돌아온 지 이틀 됐다는 차의원은 "글로벌 자금 '블랙록'과의 협력은 한국을 넘어 막대한 규모로 불어날 가능성이 큰 개발도상국의 미충족 의료 시장 등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공지능 시대 한국의 위상이 변화하며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열려있다는 예상이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뉴욕방문 시 성사된 세계 최대 펀드 블랙록의 한국 투자도 차 의원이 주도한 성과다.
지나치게 유토피아적인 목표가 아니냐는 질문에 차 의원은 "나는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디스토피아 안에서 희망을 꿈꾸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기후 위기, 전쟁, 팬데믹이 사회 시스템을 어떻게 죽게 만드는지 뼈저리게 배웠다"며, "한국이 맞이할 변화는 그냥 두면 굉장히 디스토피아적이지만, AI를 도구로 사용하여 대응 시스템을 잡았을 때만 그 파국을 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에게 AI는 인류 문명이 맞이할 파국을 막을 거의 유일한 '희망의 도구'이다.
그는 "기술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를 예측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국회와 정부에 많아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차 의원 본인이 교수로 어드바이스만 하는 역할로는 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 국회 현장으로 뛰어든 이유다. 그는 기술과 정치를 잇는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며, 국회 내에서 미래지향적 시스템 설계를 리딩하고 있다.
차 의원은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미래를 가장 먼저 얻는 나라이기에 인류사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예전의 유럽이나 미국처럼 한국이 전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국가가 될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대국이 만든 규칙을 따르는 나라가 아니라,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게임의 규칙'을 직접 쓰는 나라. 차지호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다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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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호 의원은 누구=인도주의 활동가 출신의 미래 시스템 설계자다. 의술을 공부한 후 20년 넘게 국경없는의사회 등에서 활동하며 글로벌 시스템 붕괴의 현장을 지켜봐 온 그는, 교수로 변신하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구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이유다. 현재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AI 기본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브레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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