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남권 5개 시·군, 0.1% 벽도 못 넘고 기대 이하 수준
용산구와 최대 10배 격차…경북 내에서도 협상력 격차 뚜렷
"은행 독점이 부른 재정 손실"…금고 선정 방식 전면 개편 목소리
포항시를 비롯한 경주, 경산 등 경북 동남권 주요 지자체들이 은행으로부터 받아내는 '금고 협력사업비' 비중이 전국 평균을 하회하며 기대 이하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조 원대의 혈세를 예치하면서도 정작 지역사회로 돌아오는 기여금은 '소수점 셋째 자리'에 불과해, 금고 선정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FY2024 전국 지자체 금고 현황(2024년 세입결산액 대비 금고 협력사업비 금액 비율)' 분석 결과, 경북 동남권 지자체 중 세입 대비 협력사업비 비율이 0.1%를 넘긴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포항시는 세입 규모 3조6000억원으로 도내 최대이나, 협력비 비율은 0.0419%에 그쳤다.
경산시·경주시는 각각 0.0334%, 0.0293%를 기록하며 사실상 생색내기 수준의 지원을 받는 데 머물렀다.
영천시·청도군도 0.0189%와 0.0136%로 나타나, 전국 평균은 물론 도내 타 지역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동남권 지자체들의 이 같은 성적표는 수도권 및 도내 타 시·군과 비교할 때 더욱 극명한 격차를 드러낸다.
서울 용산구의 경우 세입 대비 협력비 비율이 0.3729%에 달해 포항시보다 약 9배 가까이 높은 실익을 챙기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특정 회계연도에 출연금 비율이 1%를 상회하기도 한다.
같은 액수의 예산을 맡기고도 경북 동남권 지자체들이 받아내는 혜택은 서울 지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경북 도내에서도 권역별 차이가 뚜렷하다.
중부권 구미시(0.0529%)와 동해안권 울진군(0.0345%)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확보하며 선방했으나, 포항과 경주 등 규모가 큰 지자체들이 오히려 협상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역 학계와 시민단체는 이러한 결과의 원인으로 '금융기관의 독점 체제'와 '평가 지표의 한계'를 꼽는다.
포항시처럼 3조원이 넘는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가진 지자체가 0.04%대의 대우를 받는 것은 행정의 협상 의지 부족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나라살림연구소 송윤정 책임연구원은 "지자체 예치금은 은행의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받는 이자와 협력비는 쥐꼬리 수준"이라며, "단순 액수 공개를 넘어 금고의 평균 잔액과 실질 금리를 의무적으로 공개해 은행 간의 실질적인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지방금고의 독점 및 금리 편차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다뤄지는 등 제도 개선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 경주, 경산 등 경북 지자체들이 향후 금고 갱신 과정에서 시민 혈세에 걸맞은 정당한 대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투명한 이자율 공개와 금고 수익 극대화는 지자체장의 당연한 본분"이라며, "차기 금고 선정 시에는 협력사업비 배점 강화 등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라살림연구소는 2021년부터 금고 운용의 불투명성을 지속 지적해 왔다.
이에 지난해 8월 대통령은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를 통해 금고 계약 내용 공개를 지시했고, 행정안전부는 지방회계법 시행령을 개정(2025년12월 9일 시행)해 '금고 약정 이자율' 공개 근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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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 지자체는 금고 약정 금리를 의무 공개하고 있으며, 향후 지자체들의 금고 선정 과정 역시 투명한 정보 공개를 바탕으로 엄격한 시민 감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영남취재본부 최대억 기자 c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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