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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맥]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신설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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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맥]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신설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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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23일 32년간 대한민국 부패 사정활동의 중심이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현판을 내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중앙수사부 폐지와 새로운 검찰 특별수사 기구 설계를 맡은 '대검 특별수사 체계개편 추진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던 필자는 "중수부 검사들의 드높은 자부심 뒤에 국민의 불신이 크게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담긴 소회사를 발표했었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지금 검찰은 중수부 폐지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며 이름마저 사라지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검찰의 존재 이유를 자각하지 못하고 국민 신뢰를 얻는 데 충심을 다하지 못한 업보가 너무도 무거운 결과로 나타났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이 제정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중대범죄수사청법 및 공소청법안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검찰이 기소를 전제로 수사를 해왔기 때문에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과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분출하고 있다. 검찰에 대한 분노가 이 정도였나 하는 생각에 당혹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검찰은 공익의 대변자가 아닌 정파적인 당사자로 비쳤던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신구속과 재산권을 제한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새로 설계하는 마당에 정치적 분노와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국민에 미칠 영향과 제도적 안정성은 놓칠 수 없는 가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우선 국가의 부정부패 사정 역량이 축소되는 방향이어서는 곤란하다. 어떤 사람들은 수사기관을 만들어 사람을 채우면 저절로 수사역량이 생기는 것처럼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과거 검찰에서 5~6년의 경력이 있어야 독자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는 검사라고 인정했듯이 다년간 선배 검사들과 노련한 수사관들로부터 철저한 교육을 통해 수사와 사람, 사회현상에 대해 배우고 수련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나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대상인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등의 분야는 하루아침에 전문성을 쌓아 수사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검찰이 밉다고 정치적 사건과 무관하게 각 분야에서 전문적 수사역량을 갖추고 민생사건을 챙겨온 많은 검사들을 적대시해 활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수사기관은 국민의 권익보호에 효율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시절 검수완박의 형사법 개정은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검경 간 책임소재는 불분명해지고, 사건처리는 한없이 지연됐으며, 기소된 사건은 무죄가 빈발했다. 국민들은 사법절차에 절망하고 불안해 했다.


수사권과 공소권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피해를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도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거나 검찰의 부활 시도라는 시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법정 처리기한이 있는 구속사건이나 시효 임박한 사건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효율의 문제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사기관의 권한남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수사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수사단서의 출처와 동기이다. 정치세력으로부터 하명식으로 내려오는 편파적 수사 첩보와 선거 같은 정치적 이벤트를 전후해 무차별적으로 제기되는 고소·고발은 사정기관 입장에서 큰 부담이자 압박이 된다. 이 부담과 압박을 버텨내도록 해주는 것이 사정기관을 오염시키는 정치적 수사단서에 대한 명확한 처리기준을 만드는 일이다. 정치적 중립과 권한의 오남용을 막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중수부가 폐지되고, 검찰청이 간판을 내렸다. 마찬가지로 영원히 지고지순한 수사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도 국민을 보호하는 데 무능하고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미래에는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여, 항상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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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열 로백스 대표변호사(전 서울서부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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