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화폐 대신 장난감 카드 내기도
"할머니가 창피함 느끼지 않도록 받는 것"
중국 산둥성의 한 먹거리 거리에서 '저승돈'(제사용 화폐)을 내미는 70대 할머니에게 꾸준히 음식을 건네준 노점상인의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당 사연은 산둥성 자오좡의 한 먹거리 거리에서 벌어졌다. 허름한 차림의 할머니는 닭다리구이와 케이크, 찐빵 등을 사기 위해 실제 화폐 대신 저승돈이나 장난감 카드 등을 내밀었다. 그러나 상인은 이를 따지지 않고 음식을 건넸다.
저승돈은 조상의 사후 생활을 돕는다는 의미로 태워 보내는 제사용 종이로, 실제 지폐와 비슷한 형태로 제작됐지만, 현실에서는 금전적 가치가 없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할머니가 저승돈을 건네자 바비큐 노점상인이 이를 받아들고 닭꼬치를 건네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 9일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영상은 약 60만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노점상인 리우루이쩌 씨는 "할머니는 7년 동안 거의 매일 우리 가게를 찾는다. 어떤 날은 장난감 카드, 어떤 날은 제사용 지폐를 낸다"며 "할머니는 그저 드실 것이 필요한 것뿐이다. 무엇을 내든 상관없다. 큰 장사는 아니지만, 음식 조금은 충분히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타지에서 일하는 아들이 보내주는 생활비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중에 돈이 없을 때는 길에서 주운 물건이나 동전, 제사용 화폐 등을 활용해 음식을 산다고 한다.
리우 씨는 "가끔 할머니가 5위안(약 1000원) 지폐를 보여줄 때가 있는데, 그건 아들이 다녀갔다는 뜻"이라며 "아들이 집에 올 때마다 어머니를 위해 5위안권을 여러 장 바꿔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머니는 지역 주민들과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사투리를 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할머니가 건네는 물건을 받지 않으면, 할머니는 음식을 가져가지 않는다"며 "창피함을 느끼지 않도록 무엇이든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본래 마음씨가 고운 분으로,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 늘 미소를 짓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상인들 역시 할머니에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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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노점상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제사용 종이가 길한 물건은 아닐지라도 선행은 결국 복으로 돌아올 것"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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