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연루 의혹
379년만에 처음으로 왕족 체포
앤드루, 왕위 계승 서열 8위
영국 정부가 '엡스타인 스캔들'에 연루 의혹을 받는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 전 왕자를 왕위 계승 서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등 영국 언론들은 정부가 앤드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그의 왕위 계승권을 박탈하는 법안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앤드루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이다. 그는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2010년 영국 무역 특사 시절 직무로 얻은 민감한 정보를 그에게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경찰은 전날 앤드루를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해 조사한 데 이어 그가 전에 살았던 왕실의 공식 거주지 로열 로지를 이틀째 수색하고 있다. 로열 로지는 왕실 자산을 관리하는 크라운 에스테이트가 소유한 윈저그레이트파크에 있는 방 30개짜리 저택이다. 앞서 앤드루는 지난해 10월 왕자 호칭을 박탈당하고 왕실 영지에서도 쫓겨났다.
영국에서 왕족이 체포돼 구금된 것은 37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비록 왕실에서는 쫓겨났어도 앤드루의 왕위 계승 순위는 유지되고 있다. 앤드루의 왕위 계승 서열은 찰스 3세의 두 아들과 손주들에 이어 8위다. 따라서 그가 실제로 왕위를 이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에 하나 앤드루가 왕위를 계승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왕위 계승 서열을 손보려면 의회의 입법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국왕 찰스 3세의 승인과 더불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의 합의도 필요하다. 가디언은 정부가 앤드루에 대한 경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런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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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노동당의 레이철 마스켈 의원도 "이미 공개된 증거를 보면 왕위 계승권은 물론 모든 작위를 박탈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를 위한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내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왕실로서는 앤드루가 절대로 왕이 될 수 없도록 확실히 해두고 싶을 것이기에 의회가 적절한 시기에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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