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영농실습 결합한 공간 재편
지방소멸 대응 농촌 재생 시험대
청송군이 장기간 주민 불편의 원인이 돼 온 축사 철거를 통해 농촌 생활환경 개선과 공간 재생에 속도를 낸다.
군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2023년 농촌 공간 정비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되며 총사업비 180억원(국비 90억원·도비 27억원·군비 63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업 대상지인 청송읍 덕리는 주거밀집지역 인근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으로 오랜 기간 주민 민원이 이어져 온 지역이다. 축사 영향은 기상 여건에 따라 인근 마을까지 확산했으며, 반경 2㎞ 이내에는 군청과 군의회, 교육지원청, 경찰서 등 주요 행정기관이 위치해 지역 이미지 저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음식물 잔반을 사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까마귀 떼가 몰려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계절별 유해충 증가로 생활 불편이 심화하는 등 환경 문제도 지속해서 제기됐다. 여기에 개 사육 문제까지 더해지며 동물보호단체 민원이 연간 100건을 넘는 등 사회적 갈등 요소로 작용해 왔다.
청송군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덕리지구를 정비 대상지로 선정하고 주민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사업 필요성과 시급성을 체계적으로 입증하며 공모 선정 성과를 끌어냈다.
농촌 공간 정비사업은 유해시설 정비와 생활환경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농촌 재생 사업으로, 개별 시설 철거를 넘어 공간 구조 개선과 종합적 환경 정비를 통해 농촌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한다. 덕리지구 사업은 시설 정비와 재생을 병행하는 종합정비형으로 추진된다.
군은 축사 철거 이후 공공임대주택과 영농실습농장 조성 등을 통해 귀농·귀촌 정책과 연계하고 인구 유입 기반을 마련해 지방소멸 대응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보상은 농촌 공간 정비사업 지침에 따라 토지와 지장물 등에 대해 감정평가를 거쳐 지급되며, 폐업보상금은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개 사육 영업의 경우 2024년 8월 시행된 개 식용 종식 특별법에 따라 권리 종료 목적의 폐업보상금을 별도로 지급해 관련 민원을 해소했다. 군은 두 보상금이 법적 근거와 목적이 다른 별개 성격의 보상이라는 입장이다.
사업 대상지 토지 소유자인 남성웅(62) 씨는 공동체를 위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남 씨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조상 대대로 약 40년간 이곳에서 살아왔다"며 울먹이며 "군민을 위한 사업이라면 개인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주저 없이 토지를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상 금액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군민을 위해 상당 부분 양보했다"며 "절차적으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삶의 터전을 떠나는 아쉬움은 크지만, 주민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J(66) 씨도 생활 불편을 토로했다. 그는 "악취로 인해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의 제약이 컸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토지 소유자가 지역을 위해 결단해 준 데 대해 주민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장기간 지속된 생활환경 문제 해소와 농촌 공간 재편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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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리지구 정비는 환경 민원 해소를 넘어 농촌 공간 재구조화와 인구 유입 정책을 결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정주 환경 개선을 기반으로 귀농·귀촌 정책을 연계한 점은 지방소멸 대응형 농촌 재생 모델로서 정책적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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