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검사 장비 도면 등 3건 요구, ‘법정 서면’ 누락
"고객사 유지·보수 때문" 변명 안 통해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하도급 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할 때 법정 서면을 주지 않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공정위는 반도체 검사 장비 제조사인 쎄믹스가 수급사업자에게 부품 도면 등을 요구하며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쎄믹스가 수급사업자에게 반도체 검사 장비용 온도제어장치(프로버 칠러)의 제조 및 개조를 위탁하며 배관도면과 부품 목록표 등 기술자료 3건을 이메일로 요구한 행위를 적발, 시정명령과 과징금 3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의3 제2항에 의거, 정당한 사유로 기술자료를 요구하더라도 ▲요구 목적 ▲권리 귀속 관계 ▲대가 ▲비밀유지 방법 등이 담긴 서면을 반드시 사전에 교부해야 한다. 그러나 쎄믹스는 고객사의 유지·보수 요청이나 성능 평가를 위해 자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법정 서면 절차를 완전히 무시했다.
이번 사건은 기술 탈취의 전 단계로 악용될 수 있는 '무분별한 기술자료 요구'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공정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술자료는 수급사업자가 배관 연결 상태와 부품 사양 등을 직접 비밀로 관리해온 핵심 자산으로, 이를 확보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공정위는 쎄믹스가 기술자료 요구 목적이나 대가에 대해 하도급 업체와 제대로 된 협의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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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소수의 기술자료(3건)와 중소기업 간 거래였음에도 기술자료 요구 시 서면 미교부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유용행위뿐만 아니라 기술유용행위 가능성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절차 위반행위도 집중적으로 감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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