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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경 정체 속 바랐던 '자율주행', 사람을 살렸다[백종민의 딥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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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속도로서 심근경색 운전자 병원까지 이끈 사례
테슬라 FSD기능과 원격 조작으로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동
운전자 아들 "FSD는 편의 기능이 아니라 생명줄"

설 연휴는 즐겁지만 막히는 귀경 차량이 몰린 고속도로에 갇힌 운전자는 피로가 쌓이기 마련이다. '내 차가 자율 주행 기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해외에서 목적지만 설정하면 스스로 움직이는 차량을 직접 경험해보니 이런 소망이 더욱 간절해진다.

귀경 정체 속 바랐던 '자율주행', 사람을 살렸다[백종민의 딥테크] 심근경색으로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인 아버지를 대신해 잭이 테슬라 앱을 통해 경로를 변경한 화면. 차량이 시속 73마일로 주행 중이며, 내비게이션 목적지가 ‘Tanner Hospital Main Entrance’로 변경된 상태가 표시돼 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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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와 엑셀을 반복해서 밟으며 이동하는 동안, 얼마 전 읽은 한 사례가 떠올랐다. 단순한 자율주행 편의 기능이 아니라, 실제 응급 상황에서 작동한 사건이었다.


2025년 11월 15일 새벽 3시 50분. 미국 조지아주의 고속도로를 따라 애틀랜타에서 버밍햄으로 향하던 한 남성이 운전 중 극심한 흉통을 느꼈다. 당시에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이후 확인된 진단은 대형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운전자는 의식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더 이상 차량을 안전하게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그 순간, 그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잭은 새벽에 울린 휴대전화로 아버지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통화 속 아버지는 숨이 가빴고, 의식이 흐려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더 운전할 수 없다"는 말을 했지만, 기적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아버지가 탑승한 차는 테슬라의 모델 Y였다. 심지어 자율주행, 즉 FSD(Full Self-Driving) 기능이 작동 중이었다. 운전자가 조향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량은 차선을 유지하며 목적지를 향해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었던 이유다. FSD는 단순히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달리, 차선 유지와 경로 주행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잭은 즉시 할아버지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조지아 더글러스빌에 있는 다른 가족에게 연락해 인근 병원 정보를 확인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캐롤턴의 태너 메디컬 센터였다.

귀경 정체 속 바랐던 '자율주행', 사람을 살렸다[백종민의 딥테크] 잭이 통화하면서 테슬라 앱에서 FSD가 병원으로 가는 경로를 안내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 화면을 캡쳐했다. 목적지가 ‘Tanner Hospital Main Entrance (Dixie St entrance)’로 설정돼 있으며, 캐롤턴 인근 고속도로에서 병원까지 약 9.4마일이 남은 상태를 보여준다. 화면 상단에는 새벽 시간대(4시대)와 주행 경로가 표시돼 있다.

잭은 통화를 유지한 채 구글 맵으로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잭도 아버지의 테슬라 계정에 등록된 승인 운전자였다. 잭은 테슬라 앱을 통해 차량 기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그는 즉시 차량의 목적지를 태너 메디컬 센터 응급실로 원격 변경했다.


목적지가 변경되자 차량은 안전하게 병원 응급실 입구 앞까지 도달했다.


가족의 연락을 받은 의료진은 환자가 탑승한 자율 주행 차량이 도착하자마자 즉시 치료에 들어갔다. 진단 결과는 세 개의 관상동맥이 막힌 대형 급성 심근경색.


의료진은 가족에게 "갓길에 세워 구급차를 기다렸거나, 버밍햄까지 계속 운전하려 했다면 생존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 7일 잭이 엑스(X·옛 트위터)에 당시 상황을 상세히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게시물은 빠르게 확산했고, 테슬라의 공식 엑스 계정도 "FSD가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다. 아버지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기술과 인간의 즉각적인 판단이 결합해 생명을 구했다는 점이다.


사연을 공개한 잭은 "본인이나 지인이 운전 중 심장마비를 겪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차를 갓길에 세우고 즉시 911에 신고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경우 아버지가 FSD를 사용 중이었고, 원격으로 목적지를 변경할 수 있었으며, 전문 심장센터가 가까이 있었다는 점이 겹치며 생존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필요했던 순간에 이런 기술이 있었다는 사실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 이용 경험을 공유해온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이런 일은 일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 미래의 일이 아니라 엄연히 현실이다.


2년 전 일이 떠오른다. 운전자는 아니었지만, 고속도로 이동 중 비슷한 증상을 겪은 뒤 '골든타임'을 넘겨 응급실에 도착한 후 돌아가신 기자의 장모님 사례다. 만약 그때 장모님이 자율 주행이 되는 차에 타셨고, 의료진과 연락하며 보다 신속하게 병원으로 향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가정이지만 그랬었다면 이번 설에도 장모님이 만들어주신 음식을 맛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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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업의 기술을 떠나, "이 기술은 더 많은 사람에게 보급돼야 한다. FSD는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생명줄이다"라는 잭의 주장에 공감하게 되는 이유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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